끝없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향후 20년 안에 보편화될 미래기술로 나노테크놀로지, 즉 극미세공학이 있다. 극미세공학은 아주 작게 만드는 기술이다. 시계를 열어보면 작은 부속들을 볼 수 있다. 이러한 미리미터(㎜) 단위의 부속들로 된 기계를 「미니머신」이라 부른다.
이보다 훨씬 작은 1000분의 1㎝ 단위의 꽃가루 크기만한 부속들을 「마이크로머신」이라고 하고 500개에서 1000개 정도의 원자를 가지고 만드는 100만분의 1㎝ 단위를 「나노머신」이라고 한다. 현재 머리카락 굵기만한 초소형 전기모터도 등장했다. 또 원자 하나 하나를 조작할 수 있는 퀀툼머신 기술까지 개발되었다.
극미세공학은 군사기술과 의학분야에서 특히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군사 분야에서의 한 예를 들어보자. 바로 스파이 비행기다. 지난 90년 중반부터 개발되기 시작한 이 비행기는 흡사 잠자리같이 날개를 펄럭이며 날아다닌다.
현재 미국 펜타곤 등 첨단 연구소에서는 초소형 산업, 군사용 비행물체 개발에 열심이다. 이것에 극소형 비디오 카메라, 무선 마이크, GPS(위성 이용 위치측정시스템), 무선 전송장치를 탑재한 첨단 미니 비행기다. 600m 상공까지 올라가 레이더에 걸리지 않고 적의 비밀 군사시설, 작전 상황을 고성능 카메라로 정탐할 수 있다.
지금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잠자리나 풍뎅이로 착각할 정도로 작은 1, 2㎝짜리도 개발되고 있다. 이 스파이 비행물체는 군사목적으로 사용될 뿐만 아니라 원자로나 지하통신구 등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곳에 들어가 고장부위를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다.
또 핵사고나 화재 발생시, 탄광 사고시에 사고현장을 구석구석 날아다니며 사람을 구조하는 데도 활발히 이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 119와 함께 인명구조 현장에서 날아다니는 이런 미니 곤충비행기를 볼 날도 멀지 않았다.
의학분야에서도 극미세공학은 다양하게 쓰일 수 있다. 미국 미시건 대학교에서는 극히 미세한 마이크로 스마트폭탄을 개발했다. 이것은 의사의 지시에 따라 암세포 가운데 넣고 폭파시키면 주위의 암세포를 1㎜, 1㎝ 혹은 필요한 만큼 조절해 죽일 수 있도록 만들어진 장비다. 폭발에 영향받는 반경을 정밀히 조절할 수 있어 주위 건강한 세포들의 손상 없이 암세포만 정확히 죽이는 것이다. 혁신적인 암퇴치 기술이 개발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인공 적혈구가 실험실에서 연구되고 있다. 이 적혈구는 인간의 적혈구보다 산소를 200배 이상이나 함유할 수 있어 응급사태시 심장이 멎어도 이 인공 적혈구를 주사하면 얼마간은 수명연장이 가능하다고 한다. 또 특수한 마이크로 칩을 피부에 붙이거나 삽입해 우리 몸의 상태를 자동으로 감지하고 필요한 양의 약을 자동으로 투약할 수 있는 장치들이 개발되고 있다.
아주 작은 마이크로 로봇의 경우 더욱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의사의 지시에 따라 사람 몸 안을 두루 다니며 막힌 혈관을 뚫기도 하고 여러 가지 치료를 할 수 있는 로봇이다. 이러한 마이크로 로봇은 오는 2020년이면 실용화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뇌졸중이나 혈전증에서 해방되는 날이 20년 안에 실현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디지털 기술에 의한 극미세공학의 발달은 우리가 과거에 보았던 공상영화의 내용들을 하나하나 현실화시켜가고 있다. 이러한 기술의 발전이 건강을 지키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려 노력해야 한다. 10년 후, 20년 후 치료에 도움을 줄 내몸 안의 로봇 의사보다 지금 현재 숨쉬고 걷고 뛸 수 있는 것이 백번 낫기 때문이다. 디지털 세상도 내가 건강해야 누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