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벤처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필요한 고급인력을 충원하지 못한 기업들이 대학으로 눈을 돌리면서 방학을 맞아 임시직 인턴사원으로 벤처를 경험하는 대학생들이 많아지고 있다.
인터넷게임업체의 기획마케팅실에서 인턴사원으로 일하는 K군을 통해 대학생 인턴이 무슨 일을 하고 어떤 고민을 하는지 하루를 들여다보자.
오전 7시 30분. 다른 친구들이 학교 도서관으로 발걸음을 재촉하는 시간 K군은 출근준비로 부산하다. 지난 밤 늦게까지 강행한 회의로 아직까지 잠이 모자라지만 학교 수업을 빼먹듯 빠질 수가 없다.
오전 9시 정각. 어김없이 자리를 채우는 직원들로 사무실에 활력이 느껴진다. 회사가 처음으로 개설하는 사이트의 오픈이 임박해서 출근과 동시에 각자 업무에 돌입한다. K군은 제법 회사 분위기에도 익숙해지고 주변 상황을 파악할 정도가 됐지만 늘 부족한 것이 인턴이라는 생각이 자꾸 든다.
오전 11시. 오전 회의 시간이다. 학교에서 배운 마케팅 이론과 현실의 차이를 뼈저리게 느끼는 시간이다. 학교에서 배운 것을 어디에 적용시켜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은 K군이 인턴과정중에 해결하고 싶은 문제다. 이런 생각도 잠시 뿐, 점심시간을 훌쩍 넘긴 회의가 벌써 종반으로 내달리고 있다. 인턴은 일을 하면서 배우는 것이라 각오는 했었지만 너무 많은 일을 짧은 시간에 배운다.
오후 3시. 늦은 점심을 먹고 자료조사를 하는동안 오후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린다.
오후 7시. 팀장과 관련회사 사람을 만난다. 대학생 인턴이 갖는 장점은 학생 신분으로 만나기 힘든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는 것에 뿌듯하다.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접했던 벤처인들과의 만남에 K군은 귀를 쫑긋 세워 한마디라도 놓칠까 안절부절이다.
오후 11시. 2∼3회 관련업계 사람을 만나고 사무실로 돌아와 서류정리를 하고 나니 R &D팀이 야식을 먹느라 시끄럽다. 한쪽에서는 회의를 하고 한쪽에서는 피곤한 몸을 야전침대에 의지한 직원들로 어수선한 사무실이 이제는 익숙해졌다.
자정. 퇴근이다. 뭔지 모르는 뿌듯함이 K군의 뇌리를 스친다. 일의 진행이 빨라 다소 여유가 생길 듯하다. 인턴에게, 특히 벤처기업에서 근무하는 사람에게 주말이란 단지 달력이 빨간색으로 칠해진 것 이상의 의미는 없다.
인턴사원 일을 생각보다 수월하지 않다고 생각한 K군은 자신이 부쩍 성장하는 것같은 생각에 피곤함에도 쉽게 잠들지 못한다.
<명예기자=권혁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