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문화를 대표하는 냉장고가 거실문화를 대표하는 TV와 홈서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일 전망이다.
PC와 TV가 하나로 결합되는 복합화가 급진전되면서 PC 기능을 갖춘 양방향 디지털TV가 향후 가정문화를 이끌어갈 홈서버로 급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LG전자가 최근 냉장고를 홈서버로 육성한다는 계획으로 인터넷 검색 기능과 멀티미디어 기능을 부가한 인터넷 냉장고를 출시한 것.
이어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로 올해 말께 인터넷냉장고를 출시할 예정이며 마쓰시타와 샤프 및 월풀·일렉트로닉스 등 세계적인 가전업체들도 그동안 시제품으로만 선보여온 인터넷냉장고를 조만간 상품화,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이들 업체가 출시했거나 출시를 서두르고 있는 인터넷냉장고는 PC와 네트워크 및 다양한 인터넷 콘텐츠 등 정보산업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주요 기능이 하나로 결합된 디지털 정보가전 제품으로, 향후 홈서버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양방향 디지털TV와 유사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양방향 디지털TV와 인터넷냉장고간의 홈서버 자리를 둘러싼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가전업체들이 TV와는 별도로 인터넷냉장고를 홈서버로 육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은 냉장고의 경우 다른 가전제품과는 달리 24시간 전원이 들어와 있어 언제라도 사용이 가능해 홈서버로 가장 적합한 환경을 갖고 있다는 데서 출발한다.
이와 관련,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최근들어 신축되는 대형 아파트의 경우 거실공간보다는 주방공간을 크게 설계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며 『이같은 추세를 고려하면 거실에 설치되는 TV보다도 주방에 설치되는 냉장고가 홈서버로 적당하다』고 부연한다.
현대 가정에서는 가족이 모두 자기 생활에 바쁘다 보니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는 시간이 거실보다는 주방에서 주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LG전자는 이같은 생각을 바탕으로 이번에 출시한 인터넷냉장고에 TV튜너를 내장하고 대형 LCD화면과 전용 스피커를 탑재해 주방에 앉아 TV를 시청하는 것은 물론 인터넷에 연결해 홈쇼핑과 홈뱅킹을 비롯한 다양한 전자상거래와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삼성전자도 오는 12월에 LG전자 제품과 비슷한 기능의 인터넷냉장고를 출시하고 자체 인터넷 사이트도 개설, 인터넷냉장고를 홈서버로 육성하기 위한 포털서비스에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지난해 개발한 디지털냉장고에 네트워크 기능을 부가하고 대형 LCD를 탑재하는 등 인터넷에 연결해 다양한 자체 인터넷서비스 사이트도 개설한다는 계획이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