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공학연구소(소장 복성해)가 최근 바이오벤처 붐을 타고 연구원 창업이 크게 늘어나면서 출연연 본연의 임무를 제쳐둔 채 벤처 양산소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5일 대덕연구단지 관계자들에 따르면 생명연은 최근 바이오벤처센터를 개소한 데 이어 최근 현직 연구원 22명이 주주로 참여하는 벤처기술지주회사인 바이오홀딩스를 출범시켰다.
그러나 책임급 연구원들은 물론 정부가 미래 국가생명과학 육성을 위해 10년간 각각 1000억원을 지원하는 21세기 프론티어연구사업인 인간유전체사업단장 유향숙 박사와 식물다양성사업단장 정혁 박사를 비롯한 국가생명과학을 책임져야 할 사업단장 등 21세기 프론티어사업단장까지 이 회사의 주주로 참여, 생명연 연구사업이 제대로 이루어질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과기부는 프론티어연구사업단장의 경우 해당 출연연 자체 연구과제는 물론 여타 연구과제에도 참여하지 말 것과 전일제 근무를 적극 요구하고 있다.
특히 생명연 연구원의 이번 벤처 설립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온 연구원들의 겸직허용 논란과 맞물려 벤처창업을 하지 않고 순수연구에만 몰두해온 연구원간 위화감을 조성하는 등 새로운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설립된 기술지주회사인 바이오홀딩스의 경우 영리법인으로 생명공학 기술을 발굴하고 평가, 보육, 확보 및 이전을 전문으로 하기 때문에 비영리법인인 생명연의 기술산업화나 창업보육사업에 비해 연구원 개인이 이 회사 업무를 우선시할 경우 생명연의 기능 자체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벤처 참여 연구원들도 정부 과제보다 자신들의 업체와 관련된 연구에 치중할 것으로 보여 원천기술이나 기초기술 연구에 집중돼 있는 국책연구사업마저 차질이 예상된다.
출연연 관계자는 『연구원들에 대한 기업체 겸직을 허용한 후 벤처창업한 연구원과 순수연구원간 위화감이 팽배해 올들어 겸직제도 자체를 실질적으로 폐지했다』며 『벤처 하나에만 몰두해도 성공할지 미지수인데 국가연구에 벤처사업까지 병행하는 것은 모두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라고 말했다.
바이오홀딩스 이상기 사장(생명연 미생물공정연구실장)은 『연구소가 자회사 등을 설립할 수 없어 수익사업을 하는 데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며 『연구소측과 특허관련 업무분장 등이 사전 조율돼 있어 문제가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연구소내 연구분위기 활성화에 크게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주장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