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지역내 지방자치단체가 개최한 초등학교 축구대회를 후원(ASE코리아)하거나 생활한복을 입고 근무하는 회사(클라크머티리얼핸들링아시아).
반도체·산업전자 분야에 진출해 있는 외국계 업체들이 국내에 뿌리를 내리기 위해 짜낸 갖가지 묘안들이다.
외국계 업체들은 지방자치단체·학교 등의 행사를 후원하는 것은 물론 병원 등 의료기관을 순회하면서 자원봉사를 하기도 한다. 또 경영진들이 솔선수범해서 외국색을 줄여나가는 경우도 많다.
이 가운데 인턴십·스칼러십 등 장학제도는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면서 직원들의 사기도 고무시킬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다.
LG산전의 빌딩설비 부문을 인수한 승강기업체 LG·OTIS는 직원들 개인의 실력향상을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내놓고 있다. 사원들을 대상으로 영어시험을 실시, 좋은 성적을 획득한 임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준다. 또 대학·대학원에 진학한 임직원들에게는 학업에 소요되는 비용 전액을 지원한다.
이 회사 장병우 사장은 『직원들의 경쟁력이 곧바로 회사의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진다』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원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독일계 기업인 씨멘스 및 미국계 기업인 커넥선트시스템스는 각각 대학생들을 본사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시키고 있다. 6개월간 언어연수는 물론 제품의 개발 및 제작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이에 필요한 비용과 임금을 지불한다.
지사장을 포함한 고위경영진들이 생활습관에서 한국에 맞춰나가는 등 적극적으로 현지화 노력을 보이기도 한다.
계측기업체인 한국애질런트테크놀로지스는 산정상에 올라 전임직원들이 한해의 무원을 비는 고사를 지내면서 준비해간 음식을 직원들끼리 나눠먹을 계획을 세우고 있다.
자동화업체인 록웰오토메이션코리아의 토머스 오라일리 사장은 주도에 관한 한 한국인보다 더 한국적이다. 두 손으로 술을 따르고 상대방으로부터 술잔을 받을 때도 가슴 이상 들지 않는다. 일본에 근무한 경험이 있는 그는 아시아 관습에 익숙해 있어 더이상 직원들로부터 외국인으로 경원시되지 않고 있다.
또 다른 자동화업체인 씨멘스의 한스 바일 상무 역시 반 한국인이다. 한국음식을 즐기는 것은 물론 풋고추를 고추장에 찍어 먹을 정도로 한국의 식생활에 적응하고 있다. 한국 식생활과 문화를 이해하고 있어 이들은 임직원들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경영인으로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이같은 외국계 기업들의 현지화 노력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 시장이 외국인들에게는 매력적인 시장이기 때문이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 김인구기자 cl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