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원 HA업체의 눈총 받아

홈오토메이션(HA) 업체들이 출동경비서비스 업체인 에스원에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특히 이들 HA업체는 지난해 중순께 에스원과 함께 아파트단지를 통합 관리하는 무인경비시스템 시장의 규모를 확대하자며 동거동락을 약속했던 현대통신산업·서울통신기술 등 동맹 업체들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측 사이에 저기압이 형성된 것은 공동마케팅에 힙입어 「무인경비시스템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데 성공했지만 에스원이 무인경비시스템을 HA업체에 비해 훨씬 낮은 가격에 응찰, 단독으로 수주하는 사례가 늘면서부터다.

HA업체 관계자들은 『에스원이 출동경비서비스 비용은 제 가격을 받는 대신 HA단말기 가격을 제조원가 이하의 수준으로 일부 주택건설업체에 제안, 가뜩이나 혼란스런 HA업계의 유통질서을 더욱 흐리게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 약 1만5000세대의 무인경비시스템를 단독 수주하는 등 자신감을 바탕으로 지난 3월들어서부터는 시스템 판매사업에서 한 발 더 나아가 HA단말기를 아예 제조하기로 결정하고 제품개발에 들어갔다.

이같은 에스원의 행동에 대해 HA업체들 사이에서는 『에스원이 수주한 턱 없이 낮은 납품가격에 비디오도어폰 등 단말기를 계속해서 공급할 수 없다』며 에스원을 동반자가 아닌 경쟁자로 대하는 분위기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특히 주택건설업체의 아파트 무인경비시스템 시장을 대상으로 지난해 전략적 제휴를 체결할 당시에 각사가 철저한 역할 분담과 함께 가격 질서를 지키기로 합의했으나 에스원이 가격질서를 무너뜨리고 심지어는 자체생산으로 돌아선 것에 대해 배신감마저 느낀다고 토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통신산업은 최근 에스원의 경쟁업체인 캡스와 사이버시큐리티 사업에 대한 포괄적인 업무제휴를 체결하면서 에스원에 선전 포고를 했다. 또 서울통신기술은 최근 에스원이 HA분야를 절대 침범하지 않는다는 다짐을 받고서 일단 협력관계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으나 여전히 경계의 눈초리를 늦추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에스원 관계자는 『HA업체는 제조, 출동경비업체는 보안서비스를 통해 이익을 창출하려는 각 업종의 특성 차이에서 불거진 문제일 뿐』이라며 HA업체들의 반발에 전혀 상관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당분간 양측의 불편한 관계가 지속될 전망이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