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사모펀드 허용 등으로 하반기 증시에서 인수합병(M&A)이 최대 테마로 떠오르면서 대주주 지분 비율이 낮은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적극적인 지분 방어에 나서고 있다.
정부의 사모펀드 허용으로 적대적 M&A가 가능해짐에 따라 대주주 지분 비율이 낮은 업체들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나 우호지분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특히 주가가 하락하면 형식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하던 기존 자기주식취득과 달리 경영권 방어 측면에서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어 관련 업체들의 주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메디슨(대표 이민화)은 지난 23일 이사회를 열어 적대적 M&A에 대응하기 위해 자기자금 196억4000만원을 투입, 자사주 200만주를 사들이기로 결의했다. 메디슨은 최근 특정세력에 의한 M&A 조짐이 간파됨에 따라 정확한 진상파악에 나서는 한편 적대적 M&A에 대응해 이민화 회장 등 임직원과 계열사가 자사주 매입에 나서기로 했다.
메디슨의 이민화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메디슨 지분은 총 4.83%에 이번 자사주 매입으로 6.38%를 추가로 확보, 전체 보유지분은 11.21%로 늘어나게 된다. 여기에 우리사주 7%, CMB캐피탈인터내셔날 7.23% 등 우호적 지분까지 보유한다면 30% 정도로 늘어나게 되지만 사모펀드 허용 범위가 50%에 이르고 있어 앞으로도 추가로 2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나설 계획이다.
프로칩스(대표 유길수)는 26일부터 다음달 25일까지 100만주(3.3%)의 자사주 매입에 나서기로 했다. 유길수 사장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8% 정도로 경영권 방어가 어려운 상태지만 이번 자사주 매입과 한강구조기금(10%) 등 우호지분을 합치면 적대적 M&A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코스닥등록업체 가운데 개인투자자의 지분비율이 약 85% 정도로 가장 높은 수준인 삼보정보통신(대표 오근수)은 최근 증시를 중심으로 거세게 일고 있는 적대적 M&A설을 막기 위해 자사주 매입(10억원)과 우호적 지분 확보를 위한 자본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보정보통신 관계자는 『경영권 방어를 위해 국내외 4개여 업체와 자본유치를 협상중에 있다』며 『우호적 M&A 차원에서 대주주 영입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굿모닝증권 김동준 연구원은 『적대적 M&A 대상업체들은 어떤 식으로든 경영권 방어를 위해 지분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며 『대주주의 지분 확보는 주가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