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e마켓플레이스 난개발

지방자치단체별로 일고 있는 통상지원 마켓플레이스 개발이 실속 없이 이뤄지고 있다.

IMF를 계기로 1∼2년 전부터 관내 수출업체 지원책의 일환으로 펼쳐지고 있는 지방정부의 인터넷 관련사업이 지자체별, 중앙 지원기관별로 기준 없이 난개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지방 중소무역업체 지원 인터넷사업은 중소기업진흥공단, 지자체 및 코트라, 무역협회 각 지방지부 등에 의해 중복 운영되고 있다. 특히 지방자치제 시행 이후 해당 자치단체별로 경쟁적으로 우후죽순 생겨나, 사후관리 미비로 인한 전시행정이라는 비난도 일고 있다.

◇운영실태=경기도가 운영중인 경기도인터넷무역센터(http://www.kitrade.net)는 지난해 5월 설립 이후 전담 책임자가 없는 상태로 1년 가까이 운영돼 오다 지난 4월에야 본부장을 영입했다.

충청남도는 올초 서울사무소 주관으로 1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충남인터넷무역센터(http://www.chungnambiz.net)를 개설해 놓고 있으나 이후 업데이트 등 사후관리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 현재 3명의 전담 인원이 사이트 운영 등을 맡고 있으나, 인력 및 예산의 뒷받침이 따르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98년 지자체 중 가장 먼저 인터넷무역에 뛰어든 부산시의 「부산인터넷무역센터(http://www.tradeopen.com)는 개설 2년 만인 지난 4월 사이트를 민간에 양도, 처분했다.

충청북도의 사이버트레이드센터 역시 1명의 전담 공무원과 2명의 공익요원 등 단 3명의 직원이 센터를 꾸려 나가고 있다.

이밖에도 거의 모든 각 지자체 및 시군 단위까지 자체 운영중인 마켓플레이스를 보유하고 있으나, 개설 이후 예산 및 인력 지원이 뒤따르지 못해 제대로 운영되는 곳은 많지 않다.

◇문제점=이같은 지방 마켓플레이스는 지자체별로 지나치게 관 주도로 운영돼 관내 참여업체의 관심도와 참여의지가 낮다. 또 대부분의 사업이 빠듯한 지자체 예산과 중앙정부의 정보화촉진기금으로 개설된 이후에는 별다른 계획 없이 방치되고 있다.

올초 충남인터넷무역센터 개설작업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무료 가입시켜 수출지원을 해준다 해도 70개 업체를 모집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대다수 지방소재 제조업체는 전용선은 물론 PC도 없는 곳이 많아 인터넷을 통한 마케팅 자체에 별다른 흥미를 못느끼고 있다.

사이트 초기 개설은 대부분 전문업체의 외주작업을 통해 이뤄지고, 향후 운영은 도내 무역통상과 등 해당 부서 공무원이 맡아 관리한다. 하지만 부서내 전문인력이 없어 제대로 된 관리는 기대하기 힘들다.

지자체의 한 관계자는 『지방중기청과 중진공 등 중앙정부의 협조를 구하고는 있으나, 이 역시 제대로 이뤄지진 않고 있다』며 부처간 지역간 배타적 문화를 지적했다.

◇개선방안=최근 지방 중소기업을 위한 마켓플레이스 개설바람은 지방소재 업체의 정보화에 어느 정도는 일조하고 있다. 하지만 마켓플레이스 이용에 주체 역할을 해야 할 일선 업체의 인터넷 인프라 열악은 애써 만들어 놓은 사이트를 무용지물로 만들고 있다.

충남대 문희철 교수는 『각 지자체들이 사이트 개설 이후의 예산은 편성해 놓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라며 『도내 지역 대학의 학생을 활용, 산학관 협동으로 사후 운영의 내실화를 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교수는 관내 대학생을 업체에 파견, 해당 업체 정보의 디지털화와 업체 사이트 유지·보수를 맡게 하는 방법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현재 모든 아이템을 취급하며 세계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기존 지자체 마켓플레이스 대신, 지방 특산물을 중심으로 한두가지 특화된 아이템을 내실 있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사이트 개발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실제로 경북 의성의 특산품인 홍화씨를 인터넷을 통해 국내 판매하고 있는 C&C(대표 박태현 http://www.hongwha.co.kr)는 월 1000만원의 사이버 매출을 올리고 있다. 박태현 사장은 『코리아도 잘 모르는 해외바이어들이 도단위 사이트까지 찾아오길 기대하긴 힘들다』며 『대형 마켓플레이스 운영보다는 지방색을 살린 색깔 있는 사이트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쌍용의 부산지점(지점장 김영건)은 지역경제 특성에 맞게 「신발」과 「수산물」을 특화시켜 자체 사이트(http://www.ssypusan.co.kr)를 운영중이다. 이를 통해 부산지점은 신발부문에서만 한해 1억달러 이상의 수출고를 올리고 있다.

<유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