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학한림원 제19회 CEO 포럼

대세는 인터넷이다. 온라인을 타고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인터넷 벤처와 오프라인 분야에서 안정된 기반을 확보하고 있는 기존 기업이 함께 성공할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 지난 26일 저녁 서울 호텔신라 다이너스티홀은 벤처와 기존 기업의 공존공영을 모색하기 위해 모인 온·오프라인 CEO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그동안 한국공학한림원의 CEO포럼은 비공개로 개최돼 왔으나 이번에는 주제가 「우리나라 벤처기업의 생존전략과 경쟁력 향상」인 만큼 처음으로 관심있는 업계 관계자들의 입장을 허용, 150명에 이르는 온·오프라인 분야의 CEO들이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이날 연사로 참석한 한글과컴퓨터 전하진 사장은 『과거에는 오랜 경험과 시간을 투자해야만 정보를 얻었으나 요즘에는 인터넷을 이용하면 아무나 원하는 자료를 일거에 얻을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터넷은 그만큼 진입장벽을 낮춰주어 많은 도전을 할 수 있게 했지만 반면에 치열한 경쟁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 사장은 벤처의 성공사례가 알려지면서 벤처붐을 이루고 있지만 벤처가 기존 오프라인 산업계까지 대체해 나갈 것이라는 견해는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분석했다. 또 벤처가 커지고 규모가 확장되면 경영상의 어려움에 부딪히게 되며 이 시기에 기존 오프라인 대기업과의 연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벤처의 한계를 빨리 인식하고 M&A 단계까지 가는 것을 성공이라고 봤다. 국내에 벤처기업이 등장한 2, 3년 전부터 씨뿌려 온 벤처기업들이 M&A를 통해 이합집산하고 더불어 오프라인의 선배들이 그들의 가치를 충분히 이해해 주고 제 가치를 인정해줘야 벤처와 기존 업체들간에 조화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마무리했다.

이어 연사로 나선 비트컴퓨터 조현정 사장은 『벤처의 성장은 기본적으로 리스크를 줄이고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제휴를 통해 이루어지며 경쟁자가 많을수록 성장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벤처붐이 일면서 제대로 꾸며진 사업계획서만 보이면 「묻지마 투자」를 유발시키게 되고 이는 자칫 기업가 정신을 상실하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 사장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를 예로 들며 벤처 스타가 많을수록 국가적으로도 도움이 된다며 CEO브랜드 효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의 네트워크장비 업체인 시스코의 경우 고객사의 니즈를 재빨리 읽고 대처한 기술력과 순발력 덕분도 있지만 많은 기업을 M&A하면서 세계적인 업체로 성장했다』며 아직 M&A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남아 있는 국내 업계도 바뀌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새롬기술 오상수 사장은 『벤처의 「생존전략」보다는 「성장전략」에 유념해야 할 때』라며 『오프라인의 대기업을 「삼촌」으로, 벤처는 「조카」로 보고 항상 서로 존중하고 도와줄 수 있는 관계유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CEO포럼에 진행을 맡은 남궁석 의원은 마무리부분에서 『결국 인터넷 시대는 온다』고 결론을 내렸다. 남궁 의원은 『인터넷 선진국인 미국만 보더라도 농업·산업·인터넷 등 세가지 산업분야에서 골고루 정상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 『세가지 산업분야가 조화를 이뤄야 발전이 있을 것이며 모든 경제에 인터넷을 효과적으로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리=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