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컴퓨터업체들이 의욕을 갖고 추진해오던 B2C사업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LG전자·삼보컴퓨터·대우통신 등 기업과 소비자간의 거래인 B2C가 IT를 포함한 전 산업계로 확산되면서 그동안 유지해오던 대리점 유통체제로는 경쟁에서 앞설 수 없다고 판단하고 지난해부터 쇼핑몰, 커뮤니티 구성을 통해 컴퓨터품목의 B2C를 적극 추진하고 있으나 대리점 상권 침해에 따른 매출액 감소, 대리점 반발, 기존 오프라인과 구별되는 이원화된 가격과 마케팅전략 구사 등 예기치 않은 문제로 사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컴퓨터업체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마련에 나서 대리점상권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별도의 전용 쇼핑몰 품목을 내놓는가 하면 대리점과 연계한 변형된 B2C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일부 업체는 아예 계열사 또는 투자회사 형태의 별도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지난해 중반부터 자사 전 품목을 대상으로 쇼핑몰을 구축, 올 들어 B2C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으나 가전제품을 제외한 컴퓨터·주변기기 등 대리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품목의 판매실적이 전체 쇼핑몰 매출액의 10%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와 관련, 인터넷몰과 컴퓨터 유통채널의 핵심인 대리점과의 상권이 중복되지 않도록 몰에서 판매하는 상품과 실적을 대리점으로 이관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으나 이같은 전략은 오히려 종합적인 B2C와는 다소 거리가 있어 고민하고 있다.
LG전자(대표 구자홍)의 쇼핑몰인 「LG나라」의 경우 현재 가전제품 위주로 B2C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월 평균 2억원의 매출액 가운데 모니터, 핸드헬드PC 등을 포함한 컴퓨터 품목의 거래실적은 사실상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이에 따라 고객을 대상으로 포괄적인 B2C사업 대신 가전중심의 쇼핑몰사업에 중점을 두고 있다.
LGIBM(대표 이덕주)은 지난 1월에 「http://www.shoplgibm.co.kr」라는 사이버쇼핑몰을 개설하고 최근 인터넷디바이스를 포함한 종합 B2C 구축작업에 착수했으나 일부 대리점의 반발과 대리점 상권 침해에 따른 매출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LGIBM은 이에 따라 쇼핑몰 전용 제품을 별도로 선보이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으나 뚜렷한 마케팅 초점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
삼보컴퓨터(대표 이홍순)는 지난해 12월에 홈페이지, 웹진(웹사보), 쇼핑몰을 통합하면서 종합적인 B2C 계획을 수립해 이를 추진해왔으나 기존 대리점 유통채널의 약화를 우려해 사실상 사업을 확대하지 못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에 앞서 지난해부터 전문 컴퓨터쇼핑몰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나래이동통신의 나래해커스에 자사제품을 공급하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향후 B2C단계를 넘어선 B2B사업에 초점을 두기로 했다.
이밖에 최근 PC시장에 참여한 KDS와 현주컴퓨터도 각각 별도법인 형태로 쇼핑몰과 B2C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