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산전업계 상반기 결산

국내 부품·산전업체들이 모처럼 활짝 웃었다.

전자신문이 주요 부품·산전업체들을 대상으로 상반기 실적을 중간 집계한 결과 대부분의 업체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과 경상이익 모두 큰 폭으로 상승, 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품·산전업계는 그동안 IMF한파로 어려움을 겪어온터라 이번 상반기의 매출 및 경상이익 호조로 정상궤도에 다시 진입하게 됐다.

매출 호조는 세계 전자산업 경기의 회복에 따라 판매량이 전반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며, 경상이익의 증가는 투자설비의 감가상각이 이미 마무리된데다 업체마다 그동안 줄기차게 벌여온 생산성 향상의 결과로 분석된다.

국내 부품산전업체들은 일단 2000년 상반기를 별탈 없이 마감하면서 하반기 시장을 한껏 기대하고 있다.

◇반도체=주요 반도체업체들은 상반기에 매출과 경상이익 모두 호조를 보였다.

인터넷 열풍에 따른 PC시장의 호조와 이동통신시장의 급성장에 따라 메모리는 물론 비메모리반도체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이 2배 이상 늘어난 반도체업체들도 수두룩하며 경상이익 증가율도 매출 증가율을 웃돌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현대전자는 주력인 D램 반도체 시장의 호황, KEC·아남반도체는 이동통신시장의 호황으로 매출과 경상이익이 급증했다.

인텔·TI·모토로라·AMD·페어차일드 등 국내에 진출한 다국적 반도체업체들은 이동통신시장의 급팽창에 힘입어 국내 반도체업체보다 높은 20∼100%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도체 장비업체들은 국내외 소자업체의 투자 활성화로 매출이 100∼300%나 늘어나는 초호황세를 누렸다.

주성엔지니어링·미래산업·케이씨텍·신성이엔지·아토·코삼·동진쎄미켐·화인반도체기술·유니셈 등은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났으며 매출액 대비 경상이익률도 15%를 웃돌 것으로 추정됐다.

◇디스플레이=디스플레이업체들도 일부 업체를 제외하곤 뚜렷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업체들은 최근의 가격하락에도 불구, 고가 제품의 판매증가로 매출과 경상이익이 모두 급증했다.

브라운관업체들도 조업중단 사태를 겪었던 오리온전기를 제외하고 모니터시장의 호조에 힘입어 매출이 20% 이상 늘어났다.

삼성코닝·한국전기초자 등 디스플레이 관련 부품업체들도 전반적인 수요 활성화로 매출과 경상이익이 증가했다. 가동중인 설비의 감가상각이 거의 끝난데다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가 늘어난 결과다.

◇전자부품 및 중전기기=삼성전기·LG이노텍 등 종합 전자부품업체들은 PC 및 이동통신단말기용 고부가가치 부품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상반기에 매출이 급증했다.

삼성전기는 올 상반기 매출이 2조500억원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조3000억원보다 무려 50% 이상 증가했다. 이 회사는 올들어 PC 및 이동통신단말기용 고부가가치 부품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매출이 급증함에 따라 올해 전체 매출 또한 지난해보다 50% 이상 증가한 4조5000억원에 달하고 경상이익은 2.5배 이상 늘어난 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올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0억원 증가한 2500억원 수준에 머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회사는 전체 매출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방산분야의 매출이 주로 하반기에 몰려있어 올 전체 매출목표 6300억원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덕전자·코리아써키트 등 인쇄회로기판(PCB) 생산업체들도 전반적인 경기회복과 반도체 및 정보통신기기용 제품의 판매량 증가 등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큰 폭으로 늘어났다.

대덕전자는 최근 네트워크 장비용 다층PCB 등 정보통신용 제품의 수요 급증으로 전년 동기보다 50% 이상 증가했으며, 코리아써키트도 연성PCB의 판매호조에 힘입어 올 상반기 매출이 15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대덕GDS는 최근 디지털가전용 PCB 생산을 위한 신공장을 본격 가동함에 따라 올해 연간 매출규모는 지난해보다 큰폭으로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상반기에는 이동통신 부품업체들이 눈부시게 성장했다. 이동통신 단말기용 I/O커넥터·VCXO·MLCC·수정디바이스 등과 같이 공급에 비해 수요가 턱없이 모자란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들은 사상 최대의 호황기를 보냈다.

중전기기업계는 경기회복에 따른 신규설비 설치 및 노후시설 교체수요 등으로 시설투자가 늘면서 점차 회복세를 탄 상반기였다.

생산량은 3.5% 정도 증가했으며 상반기 가동률도 지난해에 비해 다소 상승한 82%를 기록했다.

업체별로는 LG전선·대한전선 등 전선업체들의 매출 및 경상이익이 크게 상승할 것으로 관측됐다. 인터넷·정보통신 시장의 활황으로 광케이블의 수요가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전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