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회-온·오프 충돌

올 초 자동차 3사 판매노조는 인터넷판매를 반대하며 공동대책위원회를 통해 인터넷판매중단 운동에 나섰다. 지난 연말에는 출판물의 인터넷 할인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국회서 통과시키려는 시도가 있기도 했다.

이같은 B2C분야에서의 온오프라인간 마찰은 B2B에서도 마찬가지다. B2B시장이 활성화됨에 따라 굴뚝기업의 거래관행과 신설 e마켓플레이스 간의 갈등이 표면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최근 광고기획사와 인쇄소, 출력소간 B2B 네트워크를 출범시킨 애드존아이닷컴(http://www.adzonei.com)의 최미영 사장은 『기존 충무로 인쇄시장이 학연·지연 등 아날로그 거래방식으로 얽혀있어 회원사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화학전문 e마켓플레이스인 켐크로스닷컴의 차선영 사장은 『최근 해외의 모 B2B관련 세미나에서 기존 납품업체와의 급작스런 거래관계 단절시 불필요한 송사에 휘말릴 수 있다는 충고를 들었다』며 『온라인 거래로의 전환에 있어 기존 거래선과의 우호관계 유지가 매우 중요함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국세청 등 관련부처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지하경제 규모는 전체 GNP의 30%선. 특히 금융실명제 실시 이후 증가추세에 있다는 분석이다. 세금계산서 누락 및 어음결제가 관행화돼 있는 우리 경제실정에서 B2B의 투명거래가 기업의 구매담당자들에겐 부담일 수 있다. 따라서 관련 업계에서는 과세자료가 확연히 노출되는 만큼 B2B 활성화를 위해 온라인 거래에 관한한 부가세 경감 등의 가시적 지원을 정부에 바라고 있다.

동네 세탁소에 관련 기자재 납품을 전문으로 하는 e마켓플레이스인 클리닝114(http://www.cleaning114.co.kr)를 최근 개설한 손형준 사장. 그는 기존 납품업체들과의 조화를 위해 우수 납품업체와 제휴를 맺고 납품대행을 맞긴다는 복안을 세워 놓고 있다. 손 사장은 『납품업체는 현재보다 낮은 단가를 감수해야 하나 거래업소를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운대 심상렬 교수는 『온라인 업체는 오프라인과의 상생을 도모해야할 시대적 책임이 있다』며 『기존 굴뚝업계 역시 직원의 직무전환이나 재교육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주 eCEO포럼 참가차 방한한 바 있는 eGM의 마크 호건 사장은 『대세라는 이유 하나로 오프라인 세력을 밀어붙여서는 결코 진정한 디지털화를 이룰 수 없다』며 『기존 오프라인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공통분모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e비즈니스 업계는 오프라인 업체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홍보와 계몽을 해야할 책무가 있다고 호건 사장은 주장했다.

<유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