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업체 철저한 회원관리 시급

회원늘리기에 급급하던 경매업체가 회원관리 미흡으로 철퇴를 맞았다.

국내 인터넷 경매 선두를 달리는 옥션(대표 이금룡·오혁 http://www.auction.co.kr)의 회원이 불법 음란물을 온라인 경매로 매매해 이 업체 임원이 불구속 기소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간 소문으로 나돌았던 경매 사이트를 통한 장물과 음란물 거래가 사실로 입증된 셈이다.

이번 수사를 담당했던 서울지검 컴퓨터 수사부 정진섭 부장검사도 『단순히 인터넷 사이트를 통한 음란물 거래시에는 사이트 운영자에게 형사책임을 묻지 않았지만 경매의 경우는 거래 내역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책임이 확실히 있고 또한 수수료까지 받았다는 사실은 적극적인 중개행위로 여겨지기 때문에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옥션측은 이에 대해 『이용약관이나 물품 구입 또는 판매시 자동적으로 오가는 경고문 등을 통해 음란물 유통을 금지하고 있고 모든 경매 거래가 전산으로 자동 처리되고 있어 그 유통 사실을 일일이 파악하기 힘들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대다수 인터넷 경매업체 관계자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업체들이 회원늘리기에만 급급해왔고 그 회원들의 거래 내역이나 성향을 철저하게 파악하지 못했던 부주의를 시인해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로 네트워크 경매업체인 S사의 한 관계자는 『1000여 장 이상의 음란물 거래가 대량으로 거래됐다는 것을 모르고 지나갔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하고 회원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한도 내에서 각 회원의 물품등록건수, 거래건수, 입찰건수, 구매·판매거부건수 등은 공개해야 하며 요주의 회원은 지속적으로 주시·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검찰과 업계의 주장을 종합해 볼 때 모든 경매가 전산화돼 그 유통 사실을 일일이 파악하기 곤란하다는 옥션측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는 게 중론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회원늘리기도 중요하지만 경매라는 산업속성상 회원들에 대한 철저한 사후관리가 궁극적인 경쟁력강화 측면에서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