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기 보조금 폐지 이후 이동전화가입자수 증가가 주춤해진 반면 주파수공용통신(TRS), 무선데이터통신 등 비주류 이동통신서비스는 이용자 확산, 시장규모 확대 등 반사이익을 톡톡히 챙기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이동전화단말기 값이 최대 30만원 가까이 올라 구매력을 급속하게 상실하면서 소비자들이 사용용도에 적합한 서비스에 눈을 돌리고 있는 추세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통신시장 역시 이동전화 독주체제에 제동이 걸리고 서비스별 틈새시장이 급성장하는 재편 현상을 예고하고 있다.
◇TRS의 약진=TRS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한국통신파워텔은 6월들어 불과 20일만에 4100여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이 회사는 6월 한달간 5000명 돌파를 자신, 과거 월평균 가입자 3500명보다 40% 이상의 성장을 확신하고 있어 이동전화의 공백을 가장 효과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업체로 평가 받고 있다.
특히 이 업체는 오는 8월부터 한국통신하이텔, 제이텔과 협력해 무선인터넷서비스를 제공하고 10월부터는 공중전화망(PSTN) 접속과 데이터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시장공략에 속도를 더한다는 계획이다.
파워텔TRS폰을 무선음성통신에 패킷방식의 효과적인 데이터전송, 급송기능(디스패치)과 그룹통화기능을 두루 갖춘 효과적인 기업용 통신수단으로 내세우면서 이동전화와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한통파워텔은 하반기 가입자 목표를 30% 이상 상향 조정했다.
◇무선데이터의 부상=새로운 시장 환경을 활용,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동전화사업자들이 무선인터넷, 데이터서비스를 앞다퉈 전략화하고 있지만 데이터송수신량과 디스플레이의 제약, 상대적으로 높은 서비스이용료 등으로 인해 전문성을 가진 데이터통신쪽이 이용자들로부터 우세판정을 받고 있는데 힘입은 것이다.
에어미디어, 인텍크텔레콤, 오피콤 등 3각 구도가 다시 부활한 것도 품질위주의 시장경쟁, 가입자 중심의 서비스 개발 등을 촉진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현재 전체 무선데이터통신 가입자는 8만명을 밑도는 수준이지만 3개 사업자의 올해 목표를 종합하면 20만명에 달해 단순 예상치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하반기에만 200% 이상의 증가율을 내다보고 있다는 뜻이 된다.
◇재편되는 이통시장=일단 이동통신시장에서 이동전화 만능주의가 상당부분 불식되면서 시장세분화가 가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특히 인터넷전자상거래와 연관된 물류시장이나 중소기업·소그룹용 통신시장의 급성장에 따라 이동전화사업자는 이 분야에서 TRS 및 무선데이터통신사업자와의 물고 물리는 접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동전화업계 한 관계자는 『대규모 가입자를 기반으로 시장주도권을 지키기에는 별 무리가 없겠지만 업무적 특성, 통신서비스 필요에 따른 틈새시장 형성과 확대도 막을 수 없는 대세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통신서비스 이용자의 선택권 확대와 이에 따른 이용자 위주의 서비스개발 경쟁도 한층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는 결국 이동통신서비스환경을 선진화하는 의미와 함께 다각도의 시장창출이라는 의미를 동시에 갖는 것이다.
TRS업체 한 임원은 『그동안 퇴출위기의 통신서비스 영역으로까지 받아들여지던 비주류이동통신 업체들이 통신서비스의 당당한 일원으로 일어서는 계기를 만드는데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