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음악의 불법복제를 막을 수 있는 저작권보호기술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 기술은 음악파일뿐만 아니라 이미지·동영상·문서·전자화폐 등 디지털 콘텐츠를 무단 복제하거나 불법으로 유통시키는 행위를 원천적으로 근절하는 것이 목적이다.
현재 국내외 전문업체들이 내놓은 저작권보호기술은 정상 사용자에게 비밀키를 부여하는 「암호화」기술과 콘텐츠에 저작권정보를 삽입해 불법사용을 추적하는 「워터마킹」기술로 나눠진다.
또 이 두가지 기술을 복합한 개념으로 「DRM(Digital Rights Management)」 솔루션도 개발돼 있다.
암호화를 통한 콘텐츠 복제방지 솔루션은 암호가 삽입된 파일을 전송하면 합법적인 구매를 통해 비밀키를 가진 정상 사용자만 재생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현재 국내에 공급되고 있는 암호화 솔루션으로는 디지캡의 「디지캡」, 삼성전자의 「시큐맥스」, 리퀴드오디오코리아의 「리퀴드뮤직시스템」 등이 있다.
콘텐츠에 저작자나 제작자의 정보를 삽입, 불법유통시 배포자를 추적할 수 있도록 해 저작권 분쟁을 미연에 방지하는 워터마킹기술은 벤처기업인 마크애니·실트로닉테크놀러지·컨텐츠코리아·디지털이노텍 등이 관련 솔루션을 내놓았다.
이외에도 파수닷컴은 암호화솔루션에 전자결제방식을 결합한 「파수DRM」을, 엔피아시스템즈는 디지털 콘텐츠에 고유 식별번호 DOI(Digital Objective Identifier)를 삽입해 유통시키는 기술도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저작권보호를 위한 불법복제 방지기술들이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표준화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음반메이저들이 디지털음악저작권보호단체 SDMI(Secure Digital Music Initiative)를 주축으로 저작권보호기술의 표준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도 바로 차세대 디지털음악시장을 선점하는 데는 저작권보호기술의 표준화가 필수조건이기 때문이다.
최근 음반메이저들은 보안기능을 강화한 새로운 디지털음악 포맷 「시큐어」를 내놓았다. 불법복제를 막는 암호화기술을 장착한 이 포맷은 CD음질을 구현하면서도 파일크기는 대폭 줄인 것이 특징이다. 현재 이 시큐어 음악파일은 소니뮤직·CD나우·타워레코드 등 유명 음악사이트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이 포맷을 재생하려면 별도의 소프트웨어 플레이어가 필요하고 휴대형 플레이어도 교체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 MP3처럼 다수의 사용자를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결국 저작권보호기술과 이를 탑재한 차세대 디지털음악파일의 생명력은 표준화의 주도권을 누가 쥐느냐에 따라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