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털투자포인트>다산벤처

『벤처기업의 내재가치를 좌우하는 양대 축은 바로 「기술」과 「사람」입니다. 두 요소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조화를 이뤄야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 여기에 「비전」 「네트워크」 「열정」까지 소유하고 있다면 성공할 가능성은 더욱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중소기업청 벤처정책과장에서 최근 창업보육·벤처투자·컨설팅 전문업체인 다산벤처(대표 김유채)의 실질적인 사령탑으로 변신한 서창수 부사장(42). 지난 16년동안의 공직생활중 후반부에 창업지원·벤처정책 등 중기청의 벤처 관련 정책의 핵심 포스트였던 서 부사장이 주문하는 벤처기업의 필요충분조건은 이처럼 다분히 까다롭다는 느낌을 준다.

이는 아마도 다산벤처의 성격이 중요하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다산벤처는 「벤처기업특별법」에 의해 중기청이 500억원, KTB네트워크·우리기술투자·현대기술투자 등 10여개 민간 벤처캐피털이 13억원을 출자, 513억원의 자본금으로 출발한 일종의 공기업. 때문에 수익성에 초점을 두는 민간 벤처캐피털과는 근본적으로 성격이 다를 수밖에 없다.

『다산벤처와 함께 할 대상기업은 창업 1∼2년차의 초기단계 벤처기업입니다. 벤처기업이 외부 자본조달을 가장 절실히 필요로 하는 단계가 창업초기이기 때문입니다. 다산벤처는 공공성이 강하기 때문에 투자기업의 지명도와 신뢰도가 높아져 벤처캐피털이나 투자기관의 후속투자를 유도할 수 있는 장점을 활용할 것입니다.』

서 부사장은 『다산벤처가 민간 벤처캐피털 및 인큐베이팅업체와 차별화되지 않는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데, 초기 벤처기업의 투자·지원에 특화함으로써 전문업체의 후속투자를 유도하는 리딩엔젤로서 나름대로의 입지를 구축할 것』이라고 했다. 땅을 개간하는 심정으로 민간 벤처캐피털이 소홀히 하는 분야에 더 관심을 두겠다는 전략이다.

벤처기업 및 벤처인프라 업계가 수도권에 집중함으로써 소외감을 느끼고 있는 지방 소재 전통적인 유망 중소기업이나 제조업 벤처도 앞으로 다산벤처가 전략적으로 접근할 분야다. 지방에도 유망 벤처기업들이 많은데 지방기업이라는 이유로 소외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산벤처는 이를 위해 지방 중기청의 네트워크를 십분 활용, 제조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계획이다.

서 부사장은 『창업·인큐베이팅·투자·컨설팅 등을 원스톱으로 지원하기 위해 이미 20여 관련업체와 네트워크를 구축했으며 국내기업의 해외진출과 해외기업의 국내진출을 지원하는 인큐베이팅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라며 『궁극적으로 한국적 벤처지원 모델을 정립, 이스라엘의 요즈마와 같은 다산벤처 특유의 색깔을 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