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전자, 자금지원 부족으로 경쟁력 상실 우려

최근들어 회생 조짐을 보이는 대우전자가 채권단의 자금지원 부족으로 경쟁력을 상실할 위기에 놓였다. 금융시장이 얼어붙고 은행들이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맞추느라 자금지원을 꺼리면서 연구개발 부문의 신규투자가 부진, 대우전자의 미래 경쟁력에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전자는 올들어 국내 영업과 수출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예상을 뛰어넘는 좋은 영업실적을 거두고 있다. 상반기 매출은 채권단 목표의 98%인 1조7048억원에 이를 전망이며 당초 40억원 손실을 예상했던 상반기 영업이익은 512억원에 이르러 올해 전체 이익이 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대우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그룹의 자금난으로 타격을 입었던 회사 이미지가 점차 나아지고 원가절감, 협력업체들의 부품 공용화 등 임직원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좋은 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생산·영업 부문에서의 빠른 정상화와는 달리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연구개발 부문은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우전자 채권단은 당초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플랜을 세울 때 설비투자 등은 극도로 자제하고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부분의 신규투자를 연구개발 부문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정했었다.

그러나 올들어 5월까지 신규투자 목표로 잡혀 있던 480억원 중 실제로 집행된 것은 240억원에 불과하고 하반기 투자도 제대로 이뤄질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860억원의 전체 연구개발 투자가 제대로 이뤄진다 하더라도 경쟁사인 LG전자의 4800억원에 비해 크게 뒤떨어져 대우전자 관계자들은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주력을 백색가전에서 디지털TV, PDP TV 등 디지털 디스플레이 부문으로 바꿔야만 미래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며 『이에 필요한 연구개발 부문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신규투자를 제대로 집행하기 위한 여러 방안을 강구중』이라며 하반기에는 투자가 활발히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양봉영기자 by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