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코리아는 7월 1일자로 정용환 사장의 후임으로 은진혁 영업이사(32·사진)를 승진, 임명하는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한다.
이번 사장 교체는 인터넷회사로 변신하려는 인텔의 전략에 따른 것으로 인텔코리아는 이를 계기로 국내에서 웹호스팅서비스, 통신 및 무선컴퓨팅 등의 신규사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인텔코리아는 파격적으로 30대 초반의 사장을 임명함으로써 내부의 변화는 물론 동종업계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일선에서 물러난 정용환 사장은 경험을 바탕으로 인텔의 신규사업과 대정부 관련 업무, 산학협력 프로그램 등을 맡게 된다.
◇인사 배경
다국적기업 지사장의 교체는 통상 영업실적이 부진할 경우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인텔코리아의 매출은 올상반기에 100% 이상 성장했다. 14∼15% 성장에 머문 본사와 비교해도 훌륭한 성적표다.
이 때문에 이번 인텔코리아의 사장 교체는 이례적이다. 정용환 사장이 4년여동안 인텔코리아를 무난하게 이끌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이를 두고 다국적업체 관계자들은 『다국적기업의 지사장 교체에는 영업실적 말고도 본사 경영진과 현지 지사장의 관계 악화가 작용하는데 이 때문에 교체된 것이 아닌가』라고 추측했다.
이에 대해 인텔코리아는 『인터넷기업으로의 변신을 위한 세대교체일 뿐』이라고 밝혔다.
인텔은 인터넷업체로 변신하기 위해 본사는 물론 주요 지사의 조직을 개편하고 있으며 경영진도 젊은 층으로 물갈이하고 있다. 이번 인사는 이러한 신진대사의 일환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인텔코리아에 최연소 지사장을 앉힌 것은 20대 벤처기업가들이 주도하는 한국의 인터넷시장 특성을 고려한 흔적이 엿보인다.
◇은진혁은 누구
은 신임사장은 지난 96년 인텔코리아에 차장으로 입사해 4년만에 사장 자리에 올랐다. 그만큼 본사의 신임이 두터운 인물이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을 거쳐 퍼듀대학에서 반도체 물리학과 전기공학 2개 분야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은 신임사장은 지난 93년 CPU 개발자로 인텔 본사에 발을 디밀었으며 미국·일본·대만·한국지사를 돌며 품질관리와 PC 제조업체에 대한 영업 등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인텔코리아에서는 통신·무선·컴퓨팅·네트워크 및 인터넷기기 등 신규사업을 맡으면서 능력을 인정받아 이번에 지사장 자리에까지 올랐다.
특히 은 신임사장은 젊은 나이에도 불구, 국내 주요 전자대기업의 최고경영책임자들과 상당한 교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략적 제휴가 절실한 인터넷사업의 특성상 본사는 은 신임사장의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를 높이 사 파격적으로 사장 자리에 앉힌 것으로 보인다.
◇새 사령탑을 맞은 인텔코리아
인텔코리아는 이번 사장 교체를 계기로 본격적인 인터넷사업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부터 웹호스팅서비스·무선인터넷 등과 벤처투자 등 신규사업을 적극 추진중인데 이 분야에 정통한 젊은 사장의 임명으로 이들 사업 전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은 신임사장은 『정보기술(IT)의 발전은 마치 번개같은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인터넷빌딩블록, 새로운 IT에서의 리더십 유지, 대 고객 서비스 제고에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터넷시장에서는 기업운영도 벤처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해 인텔코리아의 내부조직에 큰 변화가 있을 것임을 내비쳤다.
파격적으로 젊은 사장을 맞게 된 인텔코리아의 나이 든 임직원들은 어리둥절해하면서도 『전문성을 중시하는 인텔의 기업문화로 보면 큰 혼란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