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에서는 컴퓨터가 잘 팔린다.」
올 상반기 인터넷쇼핑몰 인기상품 동향은 한마디로 이렇게 표현된다.
PC 및 관련제품은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모델이 출시돼 지속적으로 인터넷쇼핑몰에 오르내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직 인터넷쇼핑몰 주 이용고객이 PC와 친숙한 사람들이라는 반증이기도 하다.
실제로 LG이숍의 상반기 히트상품 베스트10에는 PC가 7개, PC모니터가 1개 등 8개 품목이 들어 있다. 또 히트상품 베스트50에는 총 35개의 PC 및 관련상품이 포함돼 있다.
CJ39쇼핑의 i39에서는 LGIBM 노트북이 2위, HP 프린터가 5위를 차지했으며 씨앤텔 인터넷쇼핑몰의 베스트 3, 4위도 PC인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닷컴에서도 PC가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린 효자상품이었으며 한솔CS클럽의 경우도 현대멀티캡 PC·프린터세트가 1위에 올라 있다.
올 상반기 히트상품 가운데 눈에 띄는 새로운 동향으로는 일본 가전제품들의 약진을 꼽을 수 있다. 이는 수입선다변화제도 폐지 이후 일본제품이 급속히 밀려든 것이 배경이지만 수입가전제품이 마진이 높기 때문에 인터넷쇼핑몰들이 적극적으로 판매에 나선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한솔CS클럽에서는 일본 JVC의 디지털캠코더가 상반기 베스트 상품 4위에 올라 있으며 삼성쇼핑몰에서도 일본 파나소닉의 VCR, 소니의 워크맨, 후지필름의 디지털카메라 등이 20위권 안에 포함돼 있다. 씨앤텔 인터넷쇼핑몰에서는 히타치의 캠코더가 2위, i39에서는 소니의 캠코더가 9위를 차지했다.
특히 일본 가전제품의 판매비율은 소규모 인터넷쇼핑몰일수록 높은 경향을 보이는데 관계자들은 정확한 순위와 매출은 밝힐 수 없으나 일본 가전제품이 상위 3위권을 차지한다고 전하고 있다.
대형가전제품의 판매가 크게 늘어났다는 점도 올 상반기 인터넷쇼핑몰 인기상품 동향의 특징이다. 이같은 추세는 비단 올 상반기만의 현상은 아니지만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소형 생활용품과 아이디어형 저가 세트상품 등의 판매가 호조를 보였으나 올 상반기부터 대형제품 바람이 본격적으로 불기 시작했다.
실제로 주요 인터넷쇼핑몰 상위 10위권에 포함된 대형가전제품의 비율은 60∼70% 수준에 이른다. 이는 과거에는 대형가전제품은 물건을 실제로 보고 구입하는 경향이 강했으나 전자제품에 대한 신뢰가 뒷받침되면서 소비자들이 제조업체와 기능설명만을 보고 구매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대형가전제품은 주로 주요 인터넷쇼핑몰을 중심으로 판매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수량에서는 식품·아기용품 등의 판매가 월등히 많지만 매출 기준의 히트상품은 가전·컴퓨터 등으로 인터넷쇼핑몰의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또 하나 재미있는 사실은 여름상품인 에어컨이 대부분의 인터넷쇼핑몰에서 상반기 10대 히트상품으로 올라 있다는 점으로 LG이숍에서 2위, 롯데닷컴에서 2위, 한솔CS클럽과 삼성몰에서는 3위, i39에서도 8위를 차지했다.
이같은 현상은 예약판매 등으로 에어컨 판매가 1년내내 이루어지고 있고 계절상품의 경우 철이 지난 이후에는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을 통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