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규 지정된 프로그램공급업자(PP)들이 케이블TV방송사(SO)들의 프로그램 송출 기피로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규 지정된 15개 PP 중 한경와우TV·온게임네트워크·뮤직네트워크 등 3개사가 최근 프로그램 송출에 들어갔거나 송출을 추진중이나 SO측이 개별적으로 PP 프로그램을 방영할 경우 절차가 번거롭고 수익성도 떨어진다는 이유 등으로 프로그램 방영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들 신규 PP는 당초 경쟁사보다 앞당겨 개국, 시장선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SO들의 뜻하지 않은 이같은 반응으로 연말께나 정상 수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PP측은 시장선점을 위해 방송송출을 서두르는 반면 대부분의 SO들은 효과적인 마케팅을 위해서는 5∼6개 채널이 추가로 등장하는 9∼10월께가 채널라인업을 단행할 적기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는 별개로 각 SO마다 전송망 대역폭 부족으로 신규PP들이 단일 채널 번호를 부여받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도 신규PP의 프로그램 송출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3일 시험방송에 들어가는 한경와우TV는 최근 서울·경기 지역을 시작으로 전국 5대 도시 주요 SO를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으나 현재까지 실질적인 합의가 이루어진 곳은 전체 70여개 SO 중 절반에도 못미치는 30여개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 시험방송에 들어간 온미디어의 온게임네트워크도 지난달 28일부터 전국 설명회에 돌입, 본방송을 시작하는 오는 24일까지 최대 60개의 SO와 프로그램 송출에 합의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으나 SO들의 관심부족으로 목표달성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또 지난 6월 요리 전문 방송인 「채널 F」를 개국한 뮤직네트워크는 현재 45개 SO를 통해 방송을 내보내고 있지만 22개 SO에서만 단일번호인 15번을 할당받았을 뿐 나머지 SO들은 각기 다른 채널 번호를 통해 송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PP업체의 한 관계자는 『각 SO마다 전송 가능한 대역폭이 달라 채널 번호 단일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형편이며 타 PP에 비해 먼저 방송을 시작하는 PP들도 프로그램 공급계약·수신약관·티어링 등 PP와 SO간 현안이 타결되기 전까지는 정식 계약이 아닌 이면 합의에 의해 송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SO업체 관계자도 『현재 몇몇 PP가 타 채널에 비해 조기에 채널을 개국하고 있지만 각 PP가 개국할 때마다 개별적으로 방송을 송출하는 것은 SO입장에서는 비효율적인 마케팅』이라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