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회-e마켓플레이스의 난립

최근 산업자원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구축 또는 구축되고 있는 e마켓플레이스는 100여개가 넘는다. 마켓플레이어 역시 순수 온라인기업은 물론 종합상사·대기업·그룹 계열사·공공기관·자자체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이들 마켓플레이스는 대부분 올 상반기에 갓 설립된 것으로 단기간에 우후죽순 생겨나다 보니 과열양상을 띠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런 와중에 해당 마켓플레이스의 수익성여부를 따지는 것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다.

◇난립양상=섬유·패션분야의 경우 한 업종에 30개가 넘는 마켓플레이스가 밀집돼 있다. 하지만 이중 실제로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는 곳은 5곳 정도 밖에 안되는 것으로 관련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쌍용중공업 등 해당분야와 직접 연관이 없는 업체까지 섬유 마켓플레이스 구축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의료·철강·무역·MRO 등 거의 전 분야에 걸쳐 비슷하다.

버티칼코리아(http://www.fatex.com)의 한 관계자는 『전자·화학·철강 등 대기업 및 선진국 선점분야를 비켜가다 보니 중소 마켓플레이어들이 섬유쪽으로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최근 국내 관련업계는 마켓플레이스 시장의 질서확립 등을 통한 B2B산업 활성화를 위해 협의체 구성 등의 자구노력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9일 아이비젠·비투비인터넷·수퍼머스·파텍21 등 국내 16개 대표적 B2B 솔루션업체가 모여 「국산 솔루션개발 협의체(가칭)」 구성을 합의한 바 있다.

이들 업체는 △업체간 정보공유 △현안 공동해결 △시장에서의 협력 등을 통해 해외 마켓플레이스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는데 공동노력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같은 모임 역시 선언적 의미에서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협의체에 참여하고 있는 한 솔루션 업체 관계자는 『취지는 좋으나 국내업체간 공동솔루션 개발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관련업계 역시 이같은 움직임을 아이비젠 등 몇몇 업체가 업계 주도권을 쥐어보려는 「제스처」 정도로 치부하고 있다.

◇통합·재편 움직임=마켓플레이스 난립양상은 자연발생적으로 플레이어간 통합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화학분야 마켓플레이스인 켐라운드와 켐크로스는 관련분야, 담당플레이어, 타깃마켓 등이 상호 유사하다. 따라서 해당 플레이어 양측 모두 통합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켐크로스의 한 관계자는 『최근 켐라운드측과 실무진 회의를 갖는 등 통합에 원칙적으로 찬성한다』고 말했다. 켐라운드의 주요 플레이어인 LG상사의 한 관계자 역시 『통합추진을 위해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두 마켓플레이스의 통합여부는 켐라운드의 주주납입이 끝나고 켐크로스의 솔루션개발이 완료되는 7월 말께 그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적자생존의 법칙=인위적 조정이나 정부의 개입은 이제 막 발아단계에 있는 국내 B2B시장에 자칫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따라서 관련업계는 머지않아 적자생존법칙이 온라인시장에도 그대로 적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익성에 기반을 둔 비즈니스 모델을 바탕으로 국내시장용이 아닌 해외무역 거래가 가능한 글로벌화된 마켓플레이스만이 살아남는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오프라인 제조업체와의 연계는 필수요소로 꼽히고 있다.

<유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