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정보센터(KORDIC) 슈퍼컴퓨터 공급권을 따내라.」
중대형컴퓨터 업체들이 올해 단일 시스템 도입사상 최대 규모인 KORDIC(소장 조영화)의 슈퍼컴퓨터 3호기 도입 프로젝트를 놓고 치열한 수주전을 벌이고 있다.
3일 관계기관과 업계에 따르면 KORDIC는 올 하반기 단일 시스템 도입 프로젝트 가운데 최대인 270억원(2500만달러) 규모의 슈퍼컴퓨터를 도입한다는 방침 아래 관계당국에 예산지원을 요청하는 동시에 8월 입찰제안요청(RFP)을 하기로 하고 본격적인 실무작업에 착수했다.
KORDIC는 슈퍼컴퓨터를 도입해 각종 연구개발은 물론 인간 유전자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연구에서부터 인간의 유전자 지도를 만드는 게놈 프로젝트로 이어지는 생명공학정보화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한국IBM·한국HP·한국후지쯔·컴팩코리아·SGI코리아 등 주요 컴퓨터업체들은 이 프로젝트의 수주권을 잡기 위해 전담팀을 구성하는 등 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IBM(대표 신재철)은 올 2월 발표한 일명 「나이트호크」인 슈퍼컴퓨터 「SP」 신모델을 앞세워 이 부문 수주전에 대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정부예산안이 확정, 발표되는 대로 이 부문 영업에 진력한다는 방침이다.
컴팩코리아(대표 강성욱)는 올해초 자사의 고성능 알파서버 GS320과 슈퍼컴퓨터인 HPC160·320 모델을 연구개발용으로 공급한 것을 계기로 이번 3호기 도입건도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는 고성능 알파서버 GS320 이외에도 알파서버 ES40을 클러스터링한 슈퍼컴퓨터 HPC160·320 모델이 성능이나 가격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보고 이 부문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킬 방침이다. 조만간 RFP가 나오는 대로 전담팀을 구성, 수주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한국후지쯔(대표 안경수)는 전담 영업인력과 엔지니어를 대폭 보강하고 자사의 최신 초병렬처리(MPP) 기종인 「VPP5000」을 내세워 이번 슈퍼컴 도입 프로젝트 수주전에 참여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자사의 「VPP5000」 시스템이 「크로스바 스위칭 기술」을 채택, 스칼러 유닛이나 백터 유닛으로 결정되든 선택적으로 구성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울 방침이다. 앞으로 RFP가 발송되는 대로 10명 규모의 프로젝트팀을 별도로 결성,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 부족한 부문의 기술인력은 일본 본사의 지원을 받을 계획이다.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대표 이상헌)는 「E10000」 시스템의 상위기종인 슈퍼컴퓨터 「HPC10000」을 앞세워 슈퍼컴퓨터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64개의 CPU를 장착한 HPC10000의 경우 52기가플롭스의 성능을 낼 수 있는데다 4대까지 클러스터링으로 연결하면 200기가플롭스의 성능까지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할 방침이다. 이 회사는 전담인력을 풀가동, 이르면 8월부터 본격적인 영업활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고성능 테크니컬 컴퓨팅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SGI코리아(대표 김용대) 역시 자사의 슈퍼컴퓨터인 「SGI 2800」의 경우 크레이 인수 후 확보한 고성능 슈퍼컴퓨터 개발인력과 클러스터링 기술을 지원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이 부문 프로젝트를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는 현재 512개 프로세서까지 확장가능한 자사의 「SGI 2800」이 다른 벤더에 비해 가격과 성능에서 우위를 갖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혁신적인 차세대 누마 고성능 서버 발표를 목전에 두고 있어 이번 3호기 슈퍼컴퓨터 기종이 SMP 계열로 결정될 경우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