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노트북컴퓨터 석 대 가운데 한 대는 외산 제품.」
외국산 노트북컴퓨터가 최근 컴퓨터사용자의 인기를 끌면서 그동안 과점체제를 유지해오던 국산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한국후지쯔·LGIBM·델컴퓨터코리아·컴팩코리아 등 외국 PC업체들은 올 들어 노트북 관세철폐, 고기능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인지도 향상, AS 전문업체 등장 등으로 사업여건이 좋아지고 미니노트북 등 국내업체가 생산하지 못하는 첨단제품을 내세워 국내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동안 외국 PC업체들의 노트북컴퓨터 판매물량은 업체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평균 150% 정도 크게 늘어났으며 지금끼지 10%대에 그쳤던 외국계 노트북 시장점유율이 최근에는 사상 처음으로 30%를 돌파했다.
물량면에서는 16만5000대로 추정되는 올 상반기 노트북컴퓨터 시장에서 외산제품이 5만7000대를 차지해 3대의 노트북 가운데 1대가 외산제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성장추세가 올 하반기에 그대로 이어질 경우 전제 노트북 시장에서 차지하는 외산 제품의 비중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아직까지 국산제품이 선보이지 않은 미니노트북 시장에서 외산제품이 보험·증권 영업사원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면서 시장을 넓혀가고 지금까지 기업용·솔루션 중심으로 영업을 펼쳐오던 외국업체들이 영업전략을 수정해 국내업체들이 주력해오던 저가 및 가정용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국내 업체의 경우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업체들이 노트북시장에서 고전을 면치못하고 있다.
그동안 노트북시장에서 나름대로 선두그룹을 유지해오던 삼보컴퓨터의 경우 지난 1·4분기에 전년 4·4분기에 비해 노트북 공급량이 오히려 1.3% 정도 감소했으며 이어 2·4분기에도 PC 시장 위축이 겹치면서 감소추세가 더욱 뚜렷해졌다. 대우통신도 지난 1·4분기 실적이 지난해 4·4분기에 비해 무려 33% 정도 줄어들었으며 2·4분기를 포함한 올 상반기 실적을 합쳐야 지난 4·4분기와 비슷할 정도다.
올 상반기 공급물량이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30% 정도 늘어난 삼성전자도 평균 150%의 높은 성장을 달성한 외국업체와 비교하면 성장률이 5분의 1에 불과한 실정이다.
인터넷 노트북컴퓨터를 선보이면서 관련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현대멀티캡도 올 상반기를 기점으로 노트북컴퓨터 공급물량이 다소 늘었으나 전체 노트북컴퓨터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3% 수준에 불과하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