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게임>온라인게임이 뜬다

온라인게임 시장이 뜨고 있다.

올해 온라인게임 시장 예상규모는 1200억원. 지난해 온라인게임 시장규모가 200억원 가량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비약적인 성장이다. 상반기에 온라인게임업체들의 전체 매출이 500억원을 넘어선 것을 감안하면 당초 예상액 1000억원도 쉽게 넘어서 1200억원까지 가능할 전망이다.

지난해에는 매출 10억원을 돌파한 업체가 2개에 불과했던 반면 올해에는 10여개에 이를 전망이며 이 중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이미 상반기 매출이 각각 100억원을 넘어섰으며 연말에는 최고 400억원(넥슨), 500억원(엔씨소프트)까지 가능할 전망이다. 대부분의 온라인게임업체들도 이처럼 쾌속성장을 거듭, 업체간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최소 두배에서 최고 열배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이에 따라 온라인게임 시장 진출업체도 지난해 20여개에서 올해에는 50여개로 급증했다. 온라인게임 시장의 가능성이 알려지면서 신생업체들이 온라인게임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데다 기존 PC게임업체들이 노선을 바꿔 온라인게임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소프트맥스·손노리·한빛소프트·위자드소프트 등 내로라하는 PC게임 개발사 및 유통사들도 온라인게임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게임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엔터테인먼트 분야가 차세대 수익 사업으로 각광받고 있고 온라인게임업체들의 수익이 늘어나자 투자자들도 몰리고 있다.

CCR가 영국계 투자회사 AIM으로부터 3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것을 비롯해 우리기술투자 등으로부터 총 12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최근 자회사로 설립한 게임벤처에는 한솔CSN·하나로통신 등이 27억원을 투자했다. 위즈게이트도 대신개발금융으로부터 20억원을 투자받았으며 제이씨엔터테인먼트는 우리기술투자로부터 30억원을 유치했다. 엔씨소프트는 온라인게임업체로는 처음으로 코스닥 입성에 성공, 상장되면 최고의 황제주로 등극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열기에 대해 온라인게임 시장이 거품이라는 주장도 있다.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온라인게임 시장은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과점형태로 많은 업체들이 아직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 온라인게임 시장이 현재 급성장을 보이고는 있지만 언제까지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을지는 누구도 예상할 수 없다. PC방이 한창 증가추세였던 지난해에는 수많은 PC방이 온라인게임업체들을 먹여 살렸지만 올해 들어서는 PC방이 감소 또는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어 온라인게임업체들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온라인게임업체들의 매출액 가운데 50∼80%가 PC방을 통한 매출임을 고려해본다면 PC방의 몰락은 필연적으로 온라인게임업체들에 상당한 타격이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온라인게임업체들은 PC방 일변도에 벗어나 일반 가정시장을 공략하려는 노력을 가시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ADSL 등 초고속인터넷망과 연계한 마케팅으로 특정 초고속인터넷망 가입자에 대해서는 게임료를 할인해 주는 방식이다. 넥슨·엔씨소프트·액토즈소프트는 하나로통신과 제휴를 맺고 이러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으며 태울·제이씨엔터테인먼트 등도 인터넷망서비스업체들과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초고속인터넷망업체들은 인기있는 게임콘텐츠로 가입자들을 늘릴 수 있어 좋고 온라인게임업체들은 PC방 일변도에서 벗어나 시장다각화를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같은 제휴는 더욱 붐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온라인게임업체들은 시장확대를 위해 해외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넥슨은 97년 미국시장에 진출했으며 98년에는 프랑스와 일본, 올해는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엔씨소프트도 지난 1일 대만 진출을 시작으로 연내에 미국과 중국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도 제이씨엔터테인먼트가 미국시장, 태울·아이닉스소프트·위즈게이트·액토즈소프트 등이 대만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국내 온라인게임업체들이 해외로 진출하고 있는 반면 해외의 온라인게임도 국내로 속속 유입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오리진사의 온라인게임 「울티마온라인」이 국내에 서버를 두고 서비스를 시작해 인기를 얻고 있으며 MS의 「애시론즈콜」, 3DO의 「메리디안59」, 소니의 「에버퀘스트」 등 3D기반의 게임이 곧 국내에 서비스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내 게임업체도 해외 온라인게임의 국내 진출에 대비한 태세를 갖추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온라인게임은 수만명이 동시 사용할 수 있어야 하는 특성상 보다 빠른 데이터 처리가 관건이며 특히 차세대 게임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실시간 3D기반의 게임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3D기술 및 네트워크 전송기술의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또 롤플레잉 중심의 온라인게임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국내 최초의 온라인게임 「바람의 나라」를 비롯, 「리니지」 「영웅문」 「레드문」 등 인기 온라인게임은 모두 롤플레잉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온라인게임의 사용자층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서는 액션·시뮬레이션·보드게임 등 다양한 온라인게임을 제공해야 하는 것이 업계의 과제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 시뮬레이션 온라인게임인 「밀레니엄미팅」, 퀴즈온라인게임인 「퀴즈퀴즈」 「퀴즈오픈」, 슈팅게임인 「포트리스2」 등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로 평가되고 있다.

태울의 손승철 사장은 『우리나라만큼 온라인게임을 위한 통신인프라 및 서버기술이 잘 갖춰진 나라는 없다』며 『이를 잘 활용한다면 우리나라가 몇 년 내에 온라인게임의 종주국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멍석」이 깔려진 만큼 게임업체들의 끊임없는 분발과 노력만 갖춰진다면 세계 온라인게임 시장을 한국 업체들이 석권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