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무역 분야의 국내 선두그룹으로 자리매김해온 파인드코리아 사업의 파행은 관련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와 삼성물산 등 국내 최강의 조직력과 국민의 세금까지 투입된 공익사업이라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국가 B2B산업의 후퇴를 불러올 수도 있을 것으로 관련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국제무대를 상대로 추진된 한국의 대표적 e마켓플레이스라는 점에서 국내 e비즈니스 업계에 대한 대외신인도 하락이 예상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파인드코리아=KBP(Korea Best Products)라는 이름으로 작년 3월 기획돼 지난해 7월 「파인드코리아」로 명칭을 변경, 시행된 중소기업 인터넷수출 지원사업이다.
이 사업은 기획단계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주사업자로 삼성물산을 선택한 무역협회의 선정배경에 대해 관련업계는 여전히 「석연찮다」는 반응이다.
특히 국가사업이 아닌 개별기업 및 단체의 인터넷사업에 정부의 무역진흥기금이 투입된 것에 일선 무역업계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수출업체의 한 관계자는 『무역진흥을 위해 책정된 국민의 혈세가 결국 일개 사업자의 영리추구에 이용된 것이 아니냐』며 관련부처의 일관성 없는 예산집행을 비난했다.
◇파행의 배경=무역협회가 파인드코리아를 포기한 이유는 무엇보다 이 사업이 일선 무역업체들에 기대이하의 반응을 얻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측은 사업초기부터 「종합상사 수준의 수출지원」을 핵심 서비스로 내세웠다. 하지만 이는 우리나라 중소 제조업체의 수출구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발상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 10명 안팎의 인원으로 수백개 중소 회원사의 수출업무를 일괄 지원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였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지적이다.
또 AOL·아이몰·야후 등 해외 유명 포털사이트를 통한 인터넷 마케팅 지원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 효과 또한 B2B 거래에 있어서는 의문시 된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파인드코리아는 사업개시 초기부터 줄곧 기본적인 회원사 유치조차 어렵게 됐고, 연회비 50% 감축, 1사 1아이템 특화지원제 폐지 등의 파행운행이 거듭돼 왔다.
결국 협회는 인력과 예산 등의 이유로 최근 이 사업에서 공식 철수하기로 삼성물산측과 합의하기에 이르렀다.
◇파행의 파장=무역협회의 이탈로 삼성물산 파인드코리아팀은 이 사업의 단독 운영주체가 됐다.
하지만 최근 이 팀은 하반기중 분사를 계획하고 자체 수익모델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공익적 성격이 강한 「중소업체 수출지원사업」은 상당 부분 퇴색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B2B e마켓플레이스의 수익모델로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 「인터넷무역」 분야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시장에 한계를 느낀 마켓플레이어들의 대안으로 급부상중인 국가간 B2B, 즉 인터넷무역은 거래 특성상 사이트 자체의 신용과 대외신뢰도가 필수다.
따라서 파인드코리아 사업에서 공익단체인 무역협회가 철수한 것과 관련, 해당 사이트에 대한 해외바이어들의 신뢰도는 급격히 위축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는 곧 해외시장에서의 한국 마켓플레이어에 대한 평가와 대외신인도에도 좋지 않은 선례로 남아, 국내 e비즈니스 업계의 글로벌화에 적지 않은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