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연구기관인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의약분업에 필수적인 전자처방전달시스템의 1차 현장시험에 성공함으로써 전자처방전달시스템 확산·도입의 길이 활짝 열렸다.
◇시험 과정=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지난 5월 24, 25일 양일간 전자처방전달시스템에 대한 기능시험을 마친 후 일부 기능에 대한 보완을 거쳐 6월 9, 10일 서울시 일원 의료기관 및 약국 13개소의 참여하에 1차 현장시험을 실시했다.
이번 현장시험에서 시스템부문은 한국통신과 메드밴이, 그리고 의원 및 약국 프로그램 부문에는 비트컴퓨터와 메디다스·서준시스템 등이 참여했다. 이들 참가업체는 지난 4월 대한의사협회·대한병원협회·대한약사회·정부부처·학계·시민단체·연구기관 대표 12인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가 사업제안서를 제출한 6개 시스템 개발회사 중 선정한 업체들이다.
◇시스템 개요=이번에 시험가동한 전자처방전달시스템은 24시간 온라인 형태로 병·의원과 약국간 처방전 전달은 물론 피드백(feed-back) 기능을 보유했으며 크게 예약조제를 위한 약국 지정방식과 약국 비지정방식으로 구성됐다.
우선 약국 지정방식시스템의 경우 환자가 의료기관을 방문해 의사에게 진료를 받으면 의사는 의사 고유의 인증(authorization)을 입력하고 진료에 따른 처방내용을 환자가 원하는 약국으로 송신한다. 그러면 약사는 약사 고유의 인증을 입력해 환자의 처방내용을 수신, 확인한 후 약을 조제하고 조제결과를 중계망에 송신한다. 대체조제시에도 조제내용을 중계망을 통해 의사에게 통보한다. 만약 처방에 이상이 있을 경우 중계망을 통해 의사에게 이상내용을 송신해 의사의 수정 또는 재확인 과정을 거쳐 약을 조제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적용된 약국 비지정방식시스템은 처방전 내용을 서버에 송신하면 환자가 원하는 약국의 약사가 고유의 인증을 입력해 중계망에 접속, 환자 정보(주민번호 또는 원타임 패스워드)를 입력하고 처방내용을 수신한다. 약사는 처방내용을 확인해 조제하고 조제결과를 중계망에 송신하고 대체조제시에도 조제내용을 중계망을 통해 의사에게 통보한다.
결국 환자는 지정된 약국이나 본인이 원하는 약국을 방문해 약을 찾아가기만 하면 된다.
◇시스템 평가결과 =△전자처방전의 발송 및 수신 △대체조제 통보 및 내역확인 등 기본 기능 △진료비 심사청구 업무와의 연계성 △송·수신된 전자처방전의 보안성 △시스템의 안정성 등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다. 또한 이번에 적용된 전자처방전달시스템은 그동안 약국 및 의료기관이 사용해온 다른 운영 프로그램들과도 문제없이 연동해 사용될 수 있는 것이 확인됐다.
현장시험에 직접 참여한 의사와 약사들도 △예약조제를 통한 환자의 조제대기시간 단축 △사용상의 편리성 △처방내역전달의 정확성 △처방내역 수정 및 분실 방지 △환자가 조제를 받았는지에 대한 사후 모니터링 가능 △진료비 심사청구를 위한 입력시간 단축 △예약조제시 처방약품 사전구비편리 등 각종 업무 처리에서 많은 장점을 지닌 것으로 평가했다.
또한 의사와 약사들은 종이처방전을 전자처방전으로 대체할 수 있는 기반이 법, 제도적으로 마련되고 전자처방전 송·수신료 일부를 정부가 병원 또는 약국관리료 등으로 보조해 준다면 전자처방전달시스템의 도입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이에 따라 전자처방전달시스템은 환자의 조제 대기시간 단축 등 향후 의약분업이 초래할 수 있는 각종 불편사항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녀 의약분업이 본격 실시되는 8월부터는 관련 서비스와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