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손영석 TI코리아사장

『TI가 추구하는 비전은 전문화입니다.』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코리아를 4년째 이끌고 있는 손영석 사장(46)은 TI의 전문화에 대해 『쉽게 말해서 잘하는 부분을 더욱 잘하겠다』는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한다.

손 사장의 말대로 TI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신호처리기(DSP)를 2개 축으로 전세계 시장수요를 리드하고 있다. DSP분야에서는 모토로라·루슨트테크놀로지·아날로그디바이스 등이 TI와 함께 치열한 경쟁구도를 그리고 있지만 TI는 「18년간 쌓아온 기술 인프라」를 자신한다.

손 사장은 『TI는 당분간 신규사업에 뛰어들기보다는 전문성을 강화하고 주력품목에서 향후 5년내에 시장점유율 2위, 매출 2배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라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TI는 국내외 안팎으로 변화가 한창이다.

TI는 최근 고성능 아날로그 기술을 강화하기 위해 버브라운사를 76억달러에 인수했고 통신용 DSP 제품에 주력하기 위해 닷 와이어리스를 합병했다.

손 사장은 『국내에서도 마케팅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지금까지는 TI 전품목을 취급하는 양판점 형태의 대리점을 운영했으나 하반기부터는 품목별로 대리점을 전문화해 10여개 대리점을 갖고 가겠다』는 것이다.

또한 손 사장은 현재 자동차용 모터 등을 생산중인 진천공장의 증설도 고려 중이다. 앞으로 국내 자동차업체들이 외국업체들에게 인수되면서 자동차의 생산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아시아 생산기지의 역할을 맡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손 사장은 이와 함께 『국내업체 가운데 TI가 필요로 하는 기술을 보유한 업체라면 언제든지 투자를 고려할 수 있다』면서 『다만 TI의 투자는 순수 투자의 개념보다는 기술지원이 따르는 파트너십의 뜻으로 봐달라』고 주문한다.

TI가 요즘 가장 강하게 드라이브하고 있는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 시장에서의 전략과 관련, 『TI가 알카텔·아날로그디바이스 등 기존 선발업체보다 시장진입에서 6개월 이상 뒤졌으나 이는 차세대 제품으로 바로 전환한 TI의 선택 때문』이었다면서 『선발업체들과 차별되는 고성능 제품으로 승부할 계획』이라고 손 사장은 말한다.

<김인구기자 cl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