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사업의 성패는 차별된 서비스에 달려 있습니다. 그리고 그 바탕에는 오프라인상의 풍부한 경험과 상상력이 필요합니다.』
LG유통(대표 강말길 http://www.lgmart.co.kr) 인터넷사업부를 총괄하고 있는 유지현 전무(52)는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인터넷 업체의 성공 조건을 탄탄한 오프라인 기반과 구성원의 풍부한 상상력에 두고 있다.
최근 인터넷 벤처기업에 대한 거품론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 전무의 얘기는 그동안 LG유통의 행보를 볼 때 충분히 수긍이 간다. 앞다퉈 ORM(Operating Resource Management) 사업에 뛰어드는 대기업과 인터넷 사업의 궁극적인 목표가 된 듯한 e-마켓 플레이스를 얘기할 때 LG유통은 발빠른 행보로 관심의 대상이 됐으며 인터넷 수익 모델을 앞장서서 보여줬기 때문이다.
『차별된 서비스를 위해서는 인력이 가장 중요합니다. 아이디어 창출과 실행, 그리고 새로운 목표 수립 등 모든 일을 사람이 해야 하기 때문이죠. 직원들의 사기고양을 위해 작지만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비전 제시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올 초부터 인터넷사업팀을 총괄하는 가운데서도 「열린 아이디어회의」 등 사원에게 비전을 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며 눈코뜰새 없이 바쁘게 지낸 그는 지난달 1일부로 인터넷 사업팀이 사업부로 승격하면서 보다 공격적으로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방안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그동안 LG유통은 슈퍼마켓과 편의점을 운영하며 업계 1위를 고수했지만 인터넷 쇼핑몰 사업에 있어서는 그리 주목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유 전무는 『국내 어떤 사이트를 보더라도 B2C와 B2B, 그리고 오프라인 정보를 한 곳에서 이용할 수 있는 사이트는 없습니다. LG유통이 운영하는 LG밀레니엄 몰은 한번의 클릭으로 가전·잡화부터 지역특산명품, 슈퍼마켓용품, 사무용품, 공장용 소모품까지 2만여가지 상품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라며 인터넷 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는 또 『오프라인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인터넷 입찰을 통해 구매한 결과 지난해 33억원의 원가절감 효과를 거뒀다』며 『앞으로는 ORM으로 공급되는 소모품도 인터넷 입찰구매를 통할 계획이어서 B2B 회원사가 많아질수록 절감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LG유통의 활기찬 인터넷 사업은 LG유통이 가진 깊고 오랜 오프라인 기반과 인력 관리를 소중히해온 유 전무의 소신이 조화를 이루며 나온 결과물로 해석할 수 있다.
인터넷 사업에 있어 유 전무의 또 하나의 소신은 광고효과에 기대지 않고 구전으로 퍼지는 질적 경쟁에서 우위를 하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6월부터 기업간 전자상거래(B2B EC)의 화두로 떠오른 ORM사업에 진출해 회원사가 60여사에 이를 정도로 성장했지만 잡지광고 한 번 낸 일이 없다.
『광고에 투자할 돈이 있다면 고객에 대한 서비스 향상이나 사원들의 업무의욕 향상에 돌리겠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고 이것은 회원사 증가와 개인 구매고객의 확대에 그대로 반영됐다.
유 전무의 이같은 소신경영으로 볼 때 LG유통이 오프라인 유통에 이어 사이버 유통시장에서도 리딩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