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등록기업들이 비즈니스 영역을 확대하거나 주력업종을 전환하기 위해 핵심기술을 보유한 미등록 유망 벤처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 &A)을 본격화하고 있다.
9일 벤처기업과 벤처캐피털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스닥등록기업 중에는 공모 등을 통해 확보한 자금력을 동원, 전후방 관련 핵심기술을 보유한 미등록 벤처기업의 M &A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곳이 있으며 실제로 M &A를 구체적으로 추진하는 기업들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최근 벤처금융시장의 냉각으로 미등록 벤처기업들의 외부자금조달(펀딩)이 어려워지면서 상대적으로 자본이 풍부한 등록기업과의 M &A를 원하는 사례가 적지 않아 이같은 유형의 M &A가 앞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시멘트업체인 한일흥업은 최근 정보기술(IT)업체로의 변신을 위해 동영상 압축·전송 관련 핵심기술을 보유한 한국미디어산업을 1 대 0.6주의 비율로 총 31억원에 전격 인수했다. 이 회사는 앞으로 상호까지 K미디어로 전환, 대규모 외자유치를 통해 정보통신 전문업체로 변신할 계획이다. 한국미디어산업은 독자적인 애니메이션 등 영상 압축·전송기술로 주목받아온 초기 벤처기업이다.
코스닥등록 인터넷기업인 A사도 미등록 인터넷 관련업체의 M &A를 추진중이다. 이 M &A를 주선하고 있는 인터바인M &A의 김훈식 사장은 『50억원 가량을 투입, 이 회사의 지분 50%를 확보하는 형태로 M &A를 추진중』이라며 『핵심기술력을 갖춘 미등록기업 인수를 통한 기술력 제고와 신규 비즈니스 창출이 목표』라고 귀띔했다.
이에 앞서 로커스는 지능망 및 무선인터넷 솔루션업체인 세븐웨이브를 인수, 무선 및 데이터 부문의 핵심기술을 확보했으며 최근에는 라이텍이 통신장비업체인 비봉전자통신을 인수해 조명기기업체에서 정보통신장비업체로 변신했다. 네트워크장비업체인 웰링크도 얼마 전 멀티디지털가입자회선(xDSL) 전문업체인 보성하이넷을 인수, 초고속인터넷 접속분야의 토털솔루션 체제를 구축했다.
벤처캐피털업계에서는 코스닥등록 벤처캐피털인 웰컴기술금융이 미등록 창투사인 이캐피털과의 합병을 추진중이다. 웰컴기술은 이를 통해 이캐피털이 보유한 벤처투자에서 벤처인큐베이팅, 구조조정 분야 등을 모두 포함하는 종합 벤처캐피털로 올라서는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M &A 전문가들은 주식 맞교환이 제도적으로 어려운 우리나라의 상황에서는 수평적 M &A보다는 이같은 수직적인 M &A가 먼저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M &A 전문 펀드를 운용중인 지식과창조벤처투자의 김태형 사장은 『코스닥등록기업들이 동종업계 유망 벤처를 인수, 수직계열화하는 형태의 M &A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며 『그러나 앞으로는 이같은 화학적인 M &A와 달리 전략적 제휴 형태의 물리적인 M &A도 활성화될 가능성이 많다』고 진단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