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기 보조금이 완전 폐지된 직후 개점휴업 상태를 맞았던 이동전화시장이 폐지 한달여가 지나면서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고가제품 중심으로 미미하나마 수요가 일자 문을 닫았던 일부 판매점들이 일단 영업에 합류했고 중대형 대리점들도 교체수요를 겨냥한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이동전화단말기 AS업체들은 밀려드는 AS로 보조금 폐지에 따른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기도 하다. 단말기 보조금 완전 폐지 후의 이동전화시장 현황을 점검해 본다. 편집자
◇이동전화판매점=단말기 보조금 완전 폐지 이후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계가 바로 서비스사업자에 귀속되지 않고 5개 사업자 제품을 모두 판매하는 이동전화판매점이다. 일부 판매점들은 단말기 보조금이 폐지된 지난 6월 1일 약 2주 정도 문을 닫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고가제품과 단말기 제조업체의 행사제품 중심으로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자 다시 장사를 시작하고 있다. 이들은 수요는 크게 줄었으나 보조금이 있던 시절에 비해 제품단가가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마진을 챙길 수 있다는 점에 위안을 삼고 있다. 그러나 판매점은 대리점과 달리 고정수입인 고객관리수수료를 챙길 수 없기 때문에 일부 판매점은 업태전환도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다.
◇이동전화대리점=한개 이상 서비스사업자의 대리점으로 등록된 이동전화대리점들은 사업자의 후속정책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일단은 기존 고객관리를 강화하고 있는데 특히 우수고객에게 DM 등을 발송하거나 전화를 거는 방법으로 단말기 교체수요 잡기에 나서고 있다.
대리점들은 보조금 폐지 이후 급격히 낮아진 해지율에 만족을 표하고 있다. 특히 일부 대형 대리점들은 보조금 폐지 직전인 5월말 평월의 6∼10배 많은 수익을 확보해 수요냉각에 있어 소형점에 비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파트너로 일해온 하부 판매점에 대한 관리는 전혀 못하고 있는 상태로, 특히 한개 서비스사업자의 전속 대리점으로 영업을 해온 일부 대리점은 상황을 지켜보면서 다른 사업자 제품도 판매하는 방안과 복수사업자 대리점으로 등록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동전화단말기 AS센터=대리점과는 대조적으로 단말기 보조금 폐지 이후 이동전화 AS센터들은 몰려드는 AS고객들로 눈코 뜰 새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고장나면 단말기를 바꿔버리던 고객들이 단말기 가격이 급등하면서 웬만한 고장은 수리해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단말기 보조금이 있던 시절에는 별로 접수되지 않았던 액정고장·난수리 등 고부가가치 AS가 늘면서 AS센터의 수익성이 크게 좋아지고 있다. 모토로라 테크노마트 AS센터의 박상범 주임은 『6월 들어 AS접수건수가 평월의 100건보다 2∼3배 많은 230∼300건으로 늘고 있다』며 『지난달에만 6명의 AS인원을 충원했다』고 밝힐 정도다.
삼성전자서비스센터의 김승영 과장도 『6월 이후 각 센터에 접수되는 AS건수가 6월 이전과 비교해 2배 이상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서비스사업자와 단말기 제조업체=서비스사업자들은 단말기 보조금 폐지후 새로운 마케팅 정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업계는 보조금과 마케팅비의 구분이 모호한 관계로 새로운 정책 수립시 경쟁업체와 정통부의 눈치를 심하게 보고 있는데 일단은 유통망 유지방안 마련에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수요감소에도 공장은 정상 가동해야 하는 딜레마를 안고 있는 단말기 제조업체들은 잇따라 보상판매를 기획하는 등 쌓이는 재고소진을 위해 안간힘을 쓰는 한편 신형 고가 단말기를 시장에 출시하면서 수요환기에 주력하고 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