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주요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올해부터 벤처기업 투자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들어 벤처 캐피털 투자를 통한 간접투자 방식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한국IBM·마이크로소프트·한국오라클·한국썬 등 외국계 IT업체들은 지분 참여 등 벤처기업에 대한 직접 투자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 벤처 캐피털에 대한 자금 투입과 벤처 캐피털과의 합작사 설립 등을 통한 간접투자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특히 벤처기업에 대한 1 대 1 방식의 직접투자 형식보다는 벤처 캐피털 투자를 통해 벤처 네트워크를 형성해나가고 벤처의 미래가치를 동반 상승시키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보고 벤처 캐피털에 대한 자금 투입은 물론 정보 제공, 교육, 투자 커뮤니티 구성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벤처기업 투자는 일부 전략적인 부분을 제외하고는 벤처투자의 중심인 벤처 캐피털을 제대로 육성하는 것이 정답』이라며 『특히 벤처 캐피털이 벤처기업을 올바로 평가하는 눈을 가질 수 있도록 기술적인 동향과 가치의 미래 기준을 함께 모색하는 것이 IT업체 위상에 맞는 투자』라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대표 고현진)는 이달초부터 본사 차원에서 벤처 캐피털 투자를 본격화함에 따라 국내에서도 이를 추진하고 있다. MS는 현재 몇몇 국내 벤처 캐피털과 투자 논의를 벌이고 있으며 이 가운데 일부는 8∼9월경 가시적인 결과물로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MS측은 본사가 벤처기업 투자를 위해 수억달러의 비용을 책정해 놓은데다 한국 지사가 인터넷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전세계 65개 지사 가운데 10위권에 들 정도로 중요성이 큰 만큼 투자비용도 이에 비례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벤처 캐피털과 커뮤니티를 형성해 벤처투자에 필요한 모든 사안을 공유해나간다는 방침이다.
한국IBM(대표 신재철)은 벤처기업 투자를 본격화한다는 전략 아래 최근 국내 창업투자업체인 미국 IBM 본사와 무한기술투자, 군인공제회가 공동으로 MMAA-무한벤처투자조합이라는 벤처펀드를 조성했다. IBM은 펀드조성액 165억원 가운데 약 400만달러를 투입했으며 인터넷 분야에 40%, IT분야에 40%, 바이오 분야에 20% 가량의 투자비중을 두고 있다. 이 펀드에서 한국IBM은 투자 자체에 직접 관여하기보다는 벤처 캐피털과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으로 투자 공감대를 이뤄나가고 투자 수준을 높여나간다는 방침이다.
한국오라클(대표 윤문석)은 본사 차원에서 운용하고 있는 5억달러의 오라클 벤처 펀드 프로그램이 하반기에는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아태지역에서는 직접적인 벤처기업 투자보다는 벤처 캐피털을 통한 투자가 주요한 형태로 거론되고 있으며 다음달경 구체적인 계획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최근 아태지역 벤처펀드 전담임원이 선임됐으며 아태지역 각 국가의 벤처기업 현황과 시장상황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 한국썬(대표 이상헌)도 올해초 본사 차원에서 LG창투, CKD창투 등 국내 5개 창업투자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국내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