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결산>기업정보화포럼2000

「기업정보화의 당면 과제는 e비즈니스 실천이다.」

12일 300여명이 운집한 가운데 ASEM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업정보화포럼 2000」 행사는 최근 수년간 확산돼 온 기업정보화의 현 좌표를 점검하고 새 천년 국가·산업 생존방안인 e비즈니스 추진전략을 제시한 뜻 깊은 자리였다. 기업정보화지원센터(소장 임춘성 연세대 교수)가 주최하고 본지가 후원한 이날 행사의 주제는 「기업정보화를 위한 e비즈니스 구현방안 및 성공사례」.

초청연사로 참석한 안병엽 정보통신부 장관은 『지금은 기업경영의 패러다임이 디지털·e비즈니스 환경으로 급속히 변모하는 시기』라며 『특히 그동안 소외돼 왔던 중소 굴뚝기업과 공공부문·공기업에도 이제는 정보화의 혜택이 고루 돌아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비즈니스 구현전략과 기업현장의 성공사례로 크게 나뉘어 진행된 이번 행사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모은 주제는 단연 「인터넷기업 가치평가」 사업이었다. 기업정보화지원센터와 본지가 공동 기획, 오는 9월 첫 결과를 발표할 가치평가사업은 기술력·시장가치·경영진·비즈니스모델·재무 등 영역별 전문기관들이 공동 평가작업을 벌일 대규모 프로젝트. 봇물처럼 쏟아지는 다양한 비즈니스모델을 연구·분석·평가함으로써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인터넷산업에 한 획을 긋는 작업으로 한껏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강릉대 이창수 교수는 『인터넷산업의 가치평가모델을 구축함으로써 올바른 경영전략 수립이라는 산업적 효과는 물론 투자자·소비자들에게도 명확한 판단기준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 또한 눈길을 끌었던 부분은 대표적인 굴뚝업종인 제조·건설·금융·유통 업종의 정보화 성공사례 소개였다. 지난 수년간 정보화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이들 업종이 디지털 경제환경을 맞아 구체적인 실천전략은 무엇인지 시사하는 대목이 많았다는 평가다.

사내 전자조달시스템을 소개한 현대중공업 민병수 차장은 『모기업과 납품협력업체와의 전통적인 업무프로세스를 전자조달환경으로 개발한 결과 연간 32%의 인력감축 및 24억여원의 비용절감, 1200만장의 종이서류 폐지효과를 볼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대중공업은 「비전2010」이라는 정보화 계획에 의해 고객·협력사·모기업과의 전자거래환경(SCM)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전사적자원관리(ERP) 구축사례를 발표한 서경대 박종준 교수는 중앙전자통신의 사례를 들어 『각종 데이터의 표준화·코드화를 통해 효율적인 업무프로세스 및 신속한 의사결정에 큰 도움을 줬다』며 『기본적인 정보인프라가 대기업보다는 뒤처지지만 ERP를 도입한 뒤 내부에서도 정보화마인드가 고취되는 성과를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금융업종에서는 차세대 마케팅전략인 고객관계관리(CRM) 도입·운영사례가 눈길을 끌었다. 한국투신 유승범 부부장은 『고객별로 차별화된 접근이 특히 중요한 금융업종에서 CRM은 기업의 매출향상에 직접 활용될 수 있는 핵심 솔루션』이라며 『향후 CRM 가동을 통해 고객성향에 따른 마케팅, 세분화된 전문펀드 운용 등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소개했다.

기업정보화포럼은 기업정보화지원센터가 지난 97년부터 기업정보화수준평가사업을 추진, 축적해온 성과물을 바탕으로 올해 첫 선을 보인 행사. 이번 행사는 기업 현장의 정보화사례를 수집, 다양한 고민과 구체적인 극복방안을 현실감 있게 전달했다는 점에서 「기업정보화 페스티벌」이라는 평가를 남겼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