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단말기 AS불만 증폭

『정 그러시면 해지해 드리겠습니다.』

정보통신업체에 근무하고 있는 이용채씨(가명)는 우수고객 보상판매로 바꾼 이동전화단말기가 6월 한 달 동안 3번이나 고장나 본사에 전화했다가 들은 이 말이 아직도 귀에 맴돈다.

물론 자신이 먼저 해지 운운하긴 했지만 단말기 보조금이 없어져 새로 구입하는 것이 큰 부담이 된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대책은 세워주지 않고 「아주 친절하게」 해지를 해주겠다고 한 것이 너무 섭섭했다. 특히 이씨는 자신이 구입한 단말기의 제조업체는 AS센터가 3곳뿐이어서 집과 직장에서 멀리 떨어진 AS센터를 하루가 멀다하고 방문하는 노력을 기울였지만 이같은 본사의 이야기를 듣고 더욱 화가 났다고 토로한다.

단말기 보조금 폐지 이후 이동전화단말기를 AS받으려는 고객들이 급증하면서 AS에 대한 불만도 덩달아 증폭되고 있다.

일선 AS센터 관계자들에 따르면 6월 들어 단말기 AS 요청건수는 5월 이전에 비해 2∼3배 늘어났다. 그러나 단말기 제조업체들은 이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선 대리점과 AS센터에서는 AS문제로 실랑이를 벌이는 일이 잦아지고 있으며 이동전화관련 사이트의 게시판 등에도 AS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글이 크게 늘고 있다.

고객들의 불만은 AS소요기간과 AS센터의 무성의, 같은 고장의 반복 등이 주를 이룬다. 또 개인이 운영하는 AS지정점의 AS비용이 지정점에 따라 천차만별이라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주목할 만한 것은 지방 고객들의 불만이 상대적으로 크게 증폭되고 있다는 점이다. 텔슨전자·SK텔레텍·한화 등 중견단말기업체의 제품이 시장에 많이 풀렸음에도 불구하고 서비스센터는 일부 대도시를 제외하면 아예 없다는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대전에 살고 있는 한 이동전화 사용자는 『단말기 보조금 폐지로 향후 이동전화단말기는 한번 구입하면 적어도 2∼3년은 사용하는 문화가 정착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이제 단말기 제조업체들은 새로운 단말기를 잘 만드는 것만큼 AS체계 확립에 신경을 써야 한다』며 『특히 지방 소비자들이 보다 편하게 AS를 받고 쉽게 배터리 등 소모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