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대덕밸리 1회>대덕밸리의 현재와 미래

대덕밸리가 용틀임치고 있다.

대덕밸리에는 하루에도 몇 개씩 새로운 벤처기업이 태어난다.

대덕연구단지를 주축으로 급속히 성장한 대덕밸리가 대전·충남지역으로까지 세를 넓히며 거대한 벤처밸리를 형성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 곳의 가장 큰 장점은 국내 과학기술의 메카인 대덕연구단지내 연구소에서 배출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실력있는 벤처들이 대거 포진돼 있다는 점이다.

벤처기업으로 인증을 받거나 인증을 준비중인 업체만도 지난 5월말 현재 350개에 달하는 데다 대전시 전역으로 확대할 경우 500여개가 넘어설 전망이다.

아직 이른 감이 있지만 이들 벤처기업이 포진된 대덕밸리의 유무형적 가치가 어느 정도나 될지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대전시에서 내놓은 자료를 보면 대덕밸리의 잠재적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를 충분히 엿볼 수 있다.

지난해 300여개 벤처 인증 기업에서 거둔 매출액만 3000억원에 달하고 있다. 이로 인해 4500여명의 고용 창출 효과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적지 않은 효과다.

대전시는 이같은 추세라면 내년까지 총 5000억원의 매출액과 7500여명의 고용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대덕밸리 벤처기업의 성장이 가시화되는 2005년말께는 2500여개의 벤처가 이 지역에 들어서고 매출액만도 2조5000억원에 달해 대덕밸리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이같은 수치도 정확한 통계는 아니어서 전체 벤처업계를 합한다면 수치는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대덕밸리의 성장이 돋보이는 올해는 지난해와 또 다르다.

외형적으로도 코스닥시장과 제3시장에 진입하는 기업들이 점차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말 블루코드테크놀로지를 선두로 하이퍼정보통신 등 2개 업체가 코스닥시장에 등록하는 것을 비롯, 동양엔터프라이즈에 이어 새길정보통신이 제3시장에 진입하는 등 벤처들의 약진이 눈에 띄게 두드러지고 있다.

다림비전과 오프너스·지씨텍 등 3개 회사도 올 연말 코스닥 등록이 예정돼 있으며 내년 상반기에는 지란지교소프트와 카이·한국인식기술·한백·IPS 등이 코스닥행을 검토중에 있다.

이와함께 가나정보와 에스엠아이티 등 벤처업체들도 내년 하반기 코스닥시장 진출을 위해 조심스럽게 가능성을 타진해 보고 있다.

이같은 대덕밸리 벤처들의 코스닥시장 및 제3시장 진출은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생산기반 시설이 비교적 취약한 소비도시인 대전지역에서 벤처업체들의 두드러진 약진은 고부가가치 산업 도시로의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우리나라 경제 활성화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더욱이 인터넷 벤처가 대다수인 테헤란밸리와는 달리 근본적으로 생산이 가능한 제조업체 중심으로 벤처군이 형성돼 생태계 자체가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내 바이오벤처의 50%가 이 곳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대덕밸리의 미래를 밝게 하는 중요한 요소다.

인간 게놈프로젝트가 완성되는 현 시점에서 바이오산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 비교될 정도로 각광받는 산업임에 틀림이 없기 때문이다.

대덕밸리는 이같은 점에서 국내외 투자자들의 주요 투자처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달 15일 구 한효과학기술원에서 새로운 둥지를 튼 인바이오넷·제노텍·펩트론·엔비택 등 대덕바이오커뮤니티는 업체간 상호 보완적인 바이오벤처군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생명공학연구소에 설립된 바이오벤처센터(BVC)도 미래가치를 충분히 내포한 벤처군으로 인정받고 있다.

바이오알앤즈를 비롯, 코비아스·제노포커스·BMJ바이오테크 등 생명공학 관련 벤처기업 17개사와 연구원·실험실 창업기업 9개사 등 총 26개 업체가 입주를 마쳐 향후 유전자 재조합 및 생물공정, 생물제품 산업화 등 국내 생물산업을 이끌어 갈 선두주자로 꼽히고 있다.

최근 수도권 창투사와 벤처 캐피털사들의 대덕밸리행이 잦아지는 것도 결국 우수 바이오벤처를 잡기 위한 일종의 포획작전이라는 점에서 이해될 수 있다.

미래지향적 잠재가치를 지닌 이들 기업이 제품개발에 이어 본격적인 제품생산에 들어갈 경우 이 곳의 위상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모든 이점에도 불구하고 대덕밸리가 갖고 있는 최대의 보물은 벤처기업인들의 기술에 대한 절대적인 자긍심과 순수한 열정에서 찾아볼 수 있다.

『내 손으로 좋은 제품 만들어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이는 대덕밸리 대다수 벤처기업인들이 공통적으로 갖는 희망사항이다.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대덕밸리.

혹자는 대덕연구단지내 정부출연연의 연구기능 약화로 스러져 가는 불빛을 벤처업계가 되살려 놓았다고 말한다.

많은 이들이 대덕밸리에서 벌어질 엄청난 「미래」에 대해 주목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단 취약한 마케팅능력이 얼마나 뒷받침돼 제품개발에서 생산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의 여부가 대덕밸리 성공의 최대 관건임은 부인할 수 없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