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등장과 함께 창업이 러시를 이루면서 중소기업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 바야흐로 대기업 위주의 경제체제가 중소기업 중심의 신경제체제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들은 신경제체제의 변화의 물결을 타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소기업들의 정보화 움직임이 그 첫번째 신호탄이다. 중소기업들은 현재 47%선에 머물고 있는 정보화를 100% 수준으로 높여 「산업화에서는 대기업에 뒤졌지만 정보화에서는 앞서가자」는 구호를 내세워 국가산업 산파역으로서 기치를 드높이고 있다. 미래의 지식정보시대에서는 공룡화한 대기업보다는 정보화로 무장한 중소기업의 가치가 유감없이 발휘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보화를 위해서는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중소·벤처기업의 경우 자금력이 부족하고 정보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정보화에 접근하는 자세가 필수적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우선 중소기업의 실정과 업무환경을 전제로 한 정보화 전략 수립과 적정한 솔루션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앞선 다른 기업이나 대기업의 환경과는 다른 자사만의 고유한 기업환경을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를 테면 자사의 업무를 정확히 분석한 후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이 필요한지를 분명히 따져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신뢰성 있는 자문기관과 충분한 상담을 통해 객관성 검토를 반드시 거치도록 충고하고 있다.
또 정보화 전략 수립시 「효과」보다는 「효율」을 중심으로 한 전략을 수립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현재 기업 정보화 솔루션은 다양한 형태로 소개되고 있고 다양한 고객층을 대상으로 검증된 것들이기 때문에 이들 솔루션을 도입, 기업내 각 업무에 적용하면 경영합리화와 생산성 향상에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솔루션을 도입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과 그로 인해 거둘 수 있는 효과, 즉 「효율」을 생각하면 실망스러울 때가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정보화의 주체는 중소·벤처기업인데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정보화 솔루션이 대기업용이고 또 그렇기 때문에 비용은 비용대로 비싸고 효율은 기대한 것만큼 내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업무빈도가 높은 곳, 반복되는 업무에 정보시스템을 우선적으로 도입하면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빈도가 높지 않은 업무에 자동화시스템을 억지로 도입하면 소요된 비용에 비해 「효율」은 기대했던 것보다 실망스럽게 마련이다. 중소·벤처기업의 조직은 대기업의 조직보다 훨씬 유연하고 간소하기 때문이다. 결국 기업의 정보화 전략을 입안할 때는 철저하게 「효율」의 개념으로 접근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당부다.
다음으로는 중소기업의 정보화 전략수립에 중소기업간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방향을 염두에 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아직까지 이를 위한 기반기술이나 중소기업간 협력체제 등이 구비돼 있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계획수립이 어려울 수는 있으나 지금부터라도 장기적인 정보화 전략 수립에 나서야 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특히 장기적인 정보화 전략은 반드시 확장성과 통합성을 기반으로 수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소·벤처기업이 각기 다른 솔루션을 단기적 안목에서 제각각 도입하게 되면 전체적으로 중복투자가 될 위험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입하는 솔루션이 향후 어떤 시스템으로 확장 가능한가, 혹은 다른 시스템과의 연동에는 어려움이 없는지 시스템의 개방성을 검토해야 한다는 얘기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정보화 계획수립은 단계적인 접목식 정보화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장기적인 정보화 계획을 세울 만한 여력이 없고 인력이 없기 때문에 단기적인 계획에 의존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시스템이 구형 PC 몇 대 정도이고 자금여력도 없는데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 설계를 구상하고 있다면 이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한 단계를 추진하고 나면 그 다음 단계를 추진하는 단계적 추진방식이 유리하다는 결론이다.
한국전산원 이병만 정보화지원단 지식정보화부장은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정보화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것인지, 또 정보화가 어떤 효율을 가져다 줄 것인지 확신을 가지고 있지 못하며 △열악한 자금사정 △적합한 솔루션 부재 △중소기업 사례부재 등 환경적 뒷받침이 부족하다』며 『하지만 중소·벤처기업은 이같은 현실을 감안한 단계적이고도 장기적인 정보화 전략을 만들어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며 정부 또한 우수사례를 발굴·소개하고 우수기업에 대해서는 세제혜택이나 자금 등을 지원, 중소·벤처기업 CEO의 정보화에 대한 인식변화를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