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들에 가장 바라고 싶은 것은 헝그리 정신입니다. 공익광고에서 나온 카피처럼 「처음처럼 그대로」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박중무 중소기업기술진흥본부장은 최근 벤처 붐이 일면서 든든한 자금력을 갖게 된 벤처 창업자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바로 「헝그리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박 본부장은 『설립 초기의 벤처정신이 중간에 변질돼 진정한 기술벤처가 아닌 투자 유치를 통한 부의 축적 또는 코스닥등록을 목적으로 하는 벤처가 된다면 자신뿐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손해』라며 『벤처기업은 성공한 후 어떤 형태로든 사회 환원을 통해 사회와 공존하는 기업가 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벤처정신을 나름대로 정의했다.
『벤처창업자가 이용할 수 있는 공동연구시설이 넉넉한 편은 아니지만 정보통신부의 중소기업 애로기술 지원사업에서 추진하는 시험장비 대여 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ETRI에 설치된 여러 전문 시험실 개방을 통해 장비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벤처기업에 절실한 문제 가운데 하나인 막대한 장비 구입비를 기자재의 공동활용으로 극복하고 있다는 박 본부장은 입주기업뿐만 아니라 대전 이남권의 벤처기업까지도 장비지원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창업보육센터 운영상의 애로사항에 대해 박 본부장은 『보육센터가 지방에 설립돼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벤처기업 지원환경이 상대적으로 미비한 것은 사실』이라며 『대덕밸리의 벤처기업 지원 활성화를 위해서는 벤처 생태계의 조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박 본부장은 또 『최근 들어 벤처가 우후죽순으로 난립하고 있지만 이는 IMF 이후 국가 정책적으로 고용창출이나 국가경제의 활성화를 위한 지속적인 창업지원정책의 결과일 뿐』이라며 『IMF 위기를 벗어나는데 벤처가 많은 기여를 했다』고 나름대로 벤처의 역할을 평가했다.
벤처의 나갈 방향에 대해서는 국내 실정으로 볼 때 현재 하이테크·하이리스크의 벤처기업 비율이 그리 높지 않은 편이라며 ETRI 창업보육센터를 포함한 대덕연구단지 소재 보육센터에는 고급 기술력을 갖춘, 하이리턴이 가능한 우수한 벤처기업이 많아 이 지역을 한국의 벤처집단 보육 및 육성의 전형적인 모델로 삼을 만하다고 소신을 밝혔다.
정부의 지원 정책중 창업보육센터의 설립 및 운영과 벤처기업 선정, 입주 및 지원 기준 등에 대한 일관성 있는 방향제시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박 본부장은 특히 해외시장 개척 및 해외 투자유치를 위해서는 정부내에 전문 지원조직과 창구가 단일화되어야 할 것이라고 정부정책의 무계획성을 꼬집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