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대덕밸리 2회>연구원 창업기-솔레이텍 이만근 사장

20년이 가까운 연구소 생활에서 벗어나 창업을 하는 것은 마치 새장 속의 새가 우리를 벗어나 미지의 새로운 세계로 날아가는 것과 같은 막연한 불안감과 두려움이 앞서는 결단을 요구한다.

특히 대학을 졸업하고 지금까지 연구소라는 울타리 안에서 한번도 벗어나 본적이 없는 나로서는 창업이라는 의미가 주는 여러 가지 희망적인 메시지보다는 생존경쟁이 치열한 새로운 세상으로의 무방비적인 노출이 주는 불안감을 떨쳐버리기가 어려웠다.

개인적으로는 차츰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연구원으로서의 연구생활에 대한 개인적인 능력의 한계가 가장 심적인 부담감으로 작용하는 시점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시도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일상화돼가고 있던 중이었다. 이 같은 시점에서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IMF의 극복을 위한 연구원 벤처창업 촉진 및 활성화를 위한 여러 가지 특별조치가 창업의 결정적인 계기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창업만이 나이가 40대 중반에 접어든 중년인으로서 인생의 마지막 불꽃을 사를 수 있는 가치있는 도전이라는 데에 용기를 내어 창업하게 됐다.

창업을 위한 준비 단계에서는 주위의 많은 직장 동료들의 격려와 이웃 친지들의 도움으로 시작하게 됐다. 특히 기업의 3대 요건인 경영, 자금, 기술 중에 창업단계에서 필수적인 자금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연구소 전 소장인 최수현 박사의 결단으로 연구원 겸직창업을 허락해 준 것이 가장 큰 혜택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절차를 거쳐 지난 99년 9월 초 솔레이텍을 한국과학기술원 창업보육센터의 첨단기술사업화센터(HTC)내 창업하게 됐다. 아울러 신제품 개발에 필요한 연구자금을 과기부의 「HTC 입주기업 지원사업」에서 지원 받게 됨으로써 창업초기 자금의 어려운 문제를 일부 해결할 수 있게 됐다.

회사 명칭은 내가 오랫동안 에너지기술연구소에서 연구해온 탓에 (주)솔레이텍으로 짓고 주요 사업분야를 태양광발전 관련 사업으로 제한했다. 특히 단결정실리콘 태양전지의 제조 및 관련 응용제품 개발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특히 연구소 재직 중 출원한 특허를 활용하고 연구생활을 통해 얻은 관련기술을 바탕으로 소형 태양광발전 시스템 및 소형모듈 제품 개발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재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태양전지를 국산화하기 위해 제 1단계로 단결정실리콘 태양전지의 제조에 필수적인 태양전지용 인고트(Ingot) 성장사업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사업을 하면서도 연구를 게을리하지 않아 현재까지 사업과 관련해 「다중태양광발전시스템 원격감시 및 제어체제 방법」 「다중 태양광발전 시스템 운영 체제」, 「태양전지를 이용한 휴대형 다중전원 장치」 등을 특허출원할 수 있었다.

모든 제조업 관련 창업이 그렇듯이 시제품 제조 및 제품 양산에 필요한 설비 및 운전 자금의 확보가 가장 커다란 걸림돌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새 정부들어 국가 정책적으로 역점을 두고 추진해온 벤처 창업의 열기 가운데에서도 제조분야의 창업률이 낮고 그 중에 에너지관련 사업의 창업이 부진한 것은 에너지사업의 경우 초기 시설자금과 운전자금이 많이 소요되는 데에 원인이 있다. 그러므로 나도 창업초기부터 시제품 개발과 병행해 자금력 확보에 많은 역점을 두고 사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태양광발전 사업은 대체에너지원이면서도 반도체관련 제조업에 포함되는 관계로 초기의 시설 및 운전자금이 많이 소요되는 산업부문에 속한다.

한편 올 들어서 배럴당 30달러에 달하는 원유가 상승은 국가 경상수지를 어렵게 하는 복병으로 대두되고 있다. 그러므로 에너지 자원이 전무한 우리나라의 경우 석유를 대체하기 위한 새로운 에너지 개발 및 보급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산자부가 내년부터는 태양광발전을 비롯한 대체에너지 보급을 정부의 주요 에너지 시범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따라서 솔레이텍의 창업은 시기적으로 적절했다고 생각되며 태양전지 관련제품도 시의적절하게 내년 초반부터 본격적으로 생산할 예정이다.

끝으로 우리기업이 정상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앞으로 넘어야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또한 각 문제점을 해결하는 단계에서 부딪치는 고통은 성숙한 기업을 이루기 위한 경험으로 삼고 이를 극복할 것이다. 특히 창업 초기의 각오와 새로운 인생의 시작이라는 신념으로 기독교인으로서 성공하는 삶에 대한 확신을 믿고 하루하루를 성실히 기도하면서 기업을 일구는 생활을 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