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간 국내 암호학계의 숙원이던 공개키 암호시스템의 안전성 검증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해결됐다.
이에 따라 국내 암호학계에서는 수년씩 걸리던 공개키의 안전성 검증을 단기간에 끝낼 수 있어 공개키 분야 기술개발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정보통신대학원대학교(총장 양승택) 공학부 암호 및 정보보안연구실 김광조 교수는 지난 98년부터 정보통신부 선도기반기술연구과제의 일환인 「분산환경에서의 정보보안과 인증기술 연구」에서 암호학적 안전성 증명이 가능한 공개키 암호의 구성기법을 새롭게 설계하는 데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암호학계에서는 그동안 안전성이 증명되지 않은 암호방식의 잦은 해독으로 문제점이 많아 안전성을 엄밀히 증명한 암호시스템의 새로운 구성기법이 절실한 형편이었으며 미국을 비롯, 일본·프랑스 등 일부 국가에서만 안전성을 검증하는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번에 설계된 방식은 이미 잘 알려진 암호학적 일방향 함수(one-way function)를 바탕으로 선택 암호문 공격(chosen-ciphertext attack)에 대한 안전성이 엄밀하게 증명되는 것이 특징이다. 또 외국에서 발표된 기존 방식에 비해 암호문의 길이가 획기적으로 짧아 효율성이 개선됐으며, 암호학적으로 약한 가정이라고 알려진 계산량적 디피-헬만 가정(computational Diffie-Hellman assumption)에 안전성의 기반을 두고 있어 암호학계에서는 국내 암호기술이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이달 말 호주에서 개최되는 암호 학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며 국내 정보통신 분야의 유일한 SCI에 색인된 「ETRI J.」에 게재된다.
최근 KAIST 연구팀이 설계한 공개키 암호 시스템은 땋임 이론을 이용해 공개키 암호를 구성할 수 있는 새로운 일방향 함수를 찾은 것에 반해 이번 연구는 어떤 일방향 함수가 주어지면 안전한 공개키 암호방식을 구성할 수 있는 일반적인 경우의 결과라서 주목받고 있다.
김 교수는 『국내외 특허출원을 준비중』이라며 『국내 암호학계의 숙원을 풀었다는 데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