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넷의 `집-데이비스`인수 의미

정보기술(IT)관련 정보를 인터넷으로 전하고 있는 C넷네트웍스가 20일 오프라인에 탄탄한 기반을 두고 있는 세계 최대 컴퓨터 출판 그룹인 집-데이비스를 인수한 것은 최근 위상이 크게 강화된 온라인 미디어의 위력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95년 설립된 C넷의 발전사는 바로 「온라인 미디어의 역사」로 불린다. C넷은 5년전 IT관련 뉴스를 인터넷으로 제공하자마자 전세계 네티즌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1년 만에 웹 콘텐츠 중에서 가장 많은 광고수입을 올리는 사이트로 발전했다. 지난해 이 회사는 매출 1억120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올해도 1억8500만달러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C넷네트웍스는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올해 들어 인터넷 백화점 마이사이먼(http://www.mysimon.com)과 아폴로 솔루션 등 10여개 인터넷 및 소프트웨어 개발회사를 잇달아 인수함으로써 전자상거래 등의 타분야로 사업을 확대해 왔다. 그러면서 이번에 최대 경쟁사였던 집-데이비스를 인수, 온라인 미디어분야를 평정하기에 이르렀다.

이번에 인수한 집-데이비스그룹은 오프라인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으면서도 온라인 IT뉴스서비스 ZD넷(http://www.zdnet.com)을 통해 C넷과 치열하게 경쟁을 벌여온 미디어 그룹이다. PC매거진을 비롯해 컴퓨터 게임월드, 야후 인터넷 라이프 등 20여 종에 달하는 컴퓨터 잡지를 발행하고 있는 집-데이비스그룹은 컴퓨터 등 IT분야에 관한 한 세계 최고의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다.

또 C넷과 ZD넷은 최근 우리나라 네티즌을 끌어들이기 위한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C넷이 홍콩에 있는 아시아콘텐츠를 통해 지난 4월부터 IT관련 뉴스를 한국어로 제공하자 ZD넷도 거의 같은 시기에 국내 최대 컴퓨터 잡지 발행회사인 정보시대(대표 문규학)와 손잡고 한국어 뉴스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처럼 온라인미디어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일부 분야에서는 기존 오프라인 미디어를 위협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통신(IT)과 금융 등 몇몇 분야에서는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갖고 있는 유력 신문과 통신, 방송 등에 조금도 뒤지지 않고 있다.

최근 들어 미국에서 신출내기 온라인 미디어와 전세계 여론을 이끌고 있는 신문 및 통신, 방송간의 전략적 제휴가 확산되고 있는 것은 달라진 온라인 미디어의 위상을 실감할 수 있게 하는 부분이다. 지난 151년 동안 미국 언론의 기본적인 뉴스 공급원 역할을 해온 AP통신과 「C넷」이 올해 초부터 기사를 교환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미국 언론의 상징인 뉴욕타임스(http://www.nytimes.com)가 C넷과 AP간의 제휴 체결에 대해 「인터넷 저널리즘」에 정통성을 부여한 「하나의 사건」으로 평가하고 자신도 지난해 11월부터 인터넷 경제 뉴스 사이트스트리트(http://www.thestreet.com)와 온라인 신문을 공동으로 발행할 만큼 이제 시대는 변화되고 있다.

AP의 주요 경쟁회사인 로이터통신도 이미 오래 전에 뉴 미디어 세계 정복에 착수, 지난 98년 로이터가 미국 내에서 거둔 수익 6300만달러 가운데 55%를 야후(http://www.yahoo.com)와 고닷컴(http://www.go.com) 등 인터넷 사이트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또 CBS 방송도 지난해 금융 전문 뉴스 사이트인 마켓워치(http://www.MarketWatch.com)에 자본을 투자하는 등 방송사들도 최근 인터넷 사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신문과 통신 등 오프라인 미디어 사업의 성패가 온라인에서 판가름 되어질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제 미디어 사업에서는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구분하는 것이 아무 의미가 없다. 다만 누가 자기 영역을 주도하느냐 하는 것이 과제가 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ZD넷을 인수, 온·오프라인을 망라한 거대 미디어그룹으로 성장한 C넷의 등장은 미디어 업계의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중요한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