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회-모바일인터넷 실태조사

연세대 김진우 교수팀의 「1차 M비즈서베이」 분석결과는 그동안 공급자인 업계와 수용자인 고객의 인식에 상당한 간극이 있었음을 보여준다. 모바일인터넷의 경우 종전 유선인터넷·PC통신 사용자들의 집단성향과도 적지 않은 차이가 있을 뿐더러, e비즈니스 핵심요소로 거론된 3C의 서비스 수요도 종전 인식을 뒤집는 결과가 많았다. 더욱 눈여겨 볼 대목은 「모바일인터넷을 사용해 본 경험」이 사용자 성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번 조사결과는 조만간 눈앞에 다가설 모바일인터넷시대를 미리 예측하고, 초기 성공적인 시장진입을 위한 단초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실태조사결과를 다각적인 측면에서 분석해본다.

◇인구·통계학적 특성=모바일인터넷 사용자와 미사용자의 분포는 25세를 전후해 전혀 다른 양상으로 나타났다. 25세 이하의 경우 양 집단별 비중에서 사용자가 미사용자를 앞지른 반면, 그 이상의 연령층에서는 미사용자가 많았다. 특히 소위 하이틴에 속하는 15∼19세 연령대는 사용자 비중이 배 가까이 컸다.

학력분포에서는 중학재학∼대학재학에 이르는 사용자가 65.4%에 이른 반면, 미사용자는 56.1%에 그쳤다. 미사용자들의 성별 사용희망비율을 보면 남성이 여성보다 적극적인 수용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1년 이내 사용하겠다는 응답자가 남성의 경우 전체의 미사용 남성 응답자의 65.6%인데 비해 여성은 60.8%에 그쳤다. 거주지역별 분포는 사용자나 미사용자 모두 수도권과 광역자치단체에 집중되는 유사한 경향으로 나타났다.

인구·통계학적 특성을 종합할 때 25세 이하, 대재이하의 남성들이 특히 모바일인터넷에 민감한 수용반응을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용실태=단문메시지서비스(SMS)를 포함한 현재 모바일인터넷 사용자들의 경우 하루 평균 30분 이하의 시간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분 이하가 전체의 83.5%를 차지, 과중한 무선통신요금이 모바일인터넷사용자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가장 자주 이용하는 서비스종류의 경우 현 사용자와 미사용자간에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사용자는 가장 많은 34.6%가 현재 동기유발에 의한 서비스(예를 들면 엔터테인먼트)라고 답한 반면 미사용자는 「움직임(33.7%)」과 관련된 정보서비스를 많이 쓸 것 같다고 응답했다. 모바일인터넷을 접한 사람들은 실시간 증권정보나 지리정보서비스, 업무활용보다 개인적인 동기가 더 중요하다는 데 비해 미사용자들은 이동정보 등의 서비스를 가장 자주 사용할 것 같다고 「예상」하는 것이다. 김진우 교수는 『미사용자들이 모바일인터넷서비스에 대해 선험적인 판단을 내리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일단 서비스를 접하면 그 성향은 달라질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한 눈에 두드러진 것은 가장 적은 사용비율로 꼽힌 서비스가 사용자나 미사용자 모두 「개인화」부분이라는 점이다. 개인의 특화된 요구에 대한 맞춤서비스(예를 들면 가계부, 전자우편 등)는 별로 수요가 없다는 뜻이다.

◇3C =이번 조사에서 특히 눈여겨 볼 대목은 3C에 대한 모바일인터넷의 수요결과다. 모바일인터넷 환경에서는 역시 콘텐츠와 커뮤니티가 각각 3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반면 커머스(EC)는 27%로 비교적 낮았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기존 유선인터넷·PC통신 환경에 비해 상대적으로 EC수요가 높다는 것이다. 유선인터넷과 PC통신의 경우 EC수요가 각각 23%, 21%에 그쳤으나 모바일환경에서는 27%로 껑충 뛰었다. 김 교수는 『4∼6%의 수요도 격차는 이번 조사대상 표본 집단규모를 감안할 때 상당히 의미있는 차이로 해석된다』면서 『그동안 콘텐츠나 커뮤니티 서비스에 비해 준비가 소홀했던 EC분야를 보다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령별 수요도에서도 사용자와 미사용자는 큰 차이를 보였다. 현재 사용자 집단은 연령에 따른 3C 수요분포가 비교적 고른 반면 미사용자들은 나이가 적을수록 「의사소통」, 많을수록 「정보서비스」를 각각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냈다.

3C 종류별 사용실태는 보다 구체적인 시사점을 주고 있다. 우선 콘텐츠서비스의 경우 사용자들은 「유머정보」를 가장 빈도높은 서비스로 꼽은 반면, 미사용자들은 「뉴스」 「영화」를 비중있게 꼽았다. 실제 사용자들에게 유용한 콘텐츠는 소일거리 정보제공인 셈이다. 이는 유선인터넷과도 큰 차이를 보이는 지점이다. 유선인터넷에서는 역시 뉴스가 가장 빈도높은 서비스로 자리잡은 반면 유머는 5위권으로 밀려나 있다. 콘텐츠 서비스에 대해 추가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도 관심있는 결과로 나타났다. 월 1만원 이하의 경우 현재 사용자들은 미사용자들에 비해 보다 적극적인 수용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콘텐츠 이용시 중요한 점은 사용자나 미사용자 모두 「화면이해」 「찾는 과정」 「내용」 등을 공통적으로 비중있게 지적했다.

상거래(커머스)의 경우 우선 구매상품에서는 전체적으로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사용자·미사용자를 막론하고 콘서트·음악·승차권·서적 등을 주요 대상품목으로 삼았다. 유선인터넷이나 모바일인터넷이나 상거래 성향은 비슷하다는 결론이 도출된 것이다. 그러나 구매비용에서는 사용자와 미사용자가 약간의 차이를 보였다. 5만원 이하 품목의 경우 현 사용자가 보다 적극적인 반면 미사용자는 고가 품목은 꺼리는 경향이 나타났다. 상거래시 중요한 점에서는 양 집단이 「정보내용」 「상품비교」 「구매과정」에 공통적인 우선순위를 두고 있었다.

통신(커뮤니티)서비스는 사용자·미사용자간의 성향이 다소 구별됐다. 사용자들은 통신수단으로 SMS를 사용한다는 응답이 절반이상으로 나타난 반면 미사용자들은 「전자우편」을 압도적인 비중으로 꼽아 양 집단간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통신분야에서도 추가 비용지불의사는 현 사용자들이 보다 적극적이었다. 월 통신비용 1만원이하를 추가 지불하겠다는 의사는 현 사용자가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

◇서비스아키텍처=모바일인터넷의 정보·상호작용·인터페이스 등 서비스 아키텍처에서는 사용자와 미사용자가 유사한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양 집단 모두 서비스 아키텍처 가운데 정보가 상거래 활용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꼽은 반면 인터페이스는 낮은 비중을 차지했다. 연령별로는 양 집단이 공통적으로 젊을수록 인터페이스 구현정도에 높은 점수를 준데 비해, 나이가 들수록 쉽고 편리한 상호작용을 비중있게 지적했다.

◇조사의 한계와 시사점=이번 분석은 모바일인터넷 시장에 대한 사실상 신뢰할 수 있는 최초의 결과라고 평가할 수 있다. 우선 조사대상 집단규모가 사용자 1만2179명(34%), 미사용자 2만4110명(66%) 등 총 3만6289명에 달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한 현재 사용여부와 연령별, 집단별 성향분포에 대해 종합적인 검토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포괄적인 결과를 산출해냈다.

그러나 조사대상이 네티즌들로 국한됨으로써 나름의 한계도 있다. 김 교수는 『분명 보완돼야 할 측면이므로 하반기에 온·오프라인을 통합한 대규모 2차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며 『그러나 네티즌들이 일반적으로 새로운 문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에서는 이번 조사결과가 유의미하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이번 조사에서 SMS를 무선인터넷의 한 부류에 포함시킨 점도 심도있는 검토가 필요하다. 김 교수는 『엄밀히 말해 기술적으로 SMS를 모바일서비스로 분류할 수는 없지만 이번 조사의 목적은 사용자 성향분석』이라며 『현재 사용자들은 SMS를 모바일인터넷으로 여긴다는 점에서 조사대상에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어쨌든 이번 조사결과는 무선·인터넷 관련 업계의 종전 전략을 대폭 수정, 면밀한 시장진입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과제를 남기고 있다. 김 교수는 『이제 모바일인터넷 시장이 성큼 다가온 만큼 관련 업계 전반이 체계적인 대응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이동전화사업자에게는 사활이 걸린 문제』라고 평가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