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의 불안이 공모시장을 위축시키고 있다.
최근 코스닥시장의 불안으로 코스닥 황제주로 지칭되던 정보기술(IT) 종목이 공모가 이하로 내려가는가 하면 신규등록 종목도 예전과 같은 강세를 이어가지 못하면서 코스닥 등록을 앞두고 있는 업체들의 공모가 산정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부 IT업체들은 주간사와 공모가 문제로 코스닥등록을 포기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통신장비업체인 단암전자통신은 지난 19일 실시된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서 희망공모가로 4만원을 제시했지만 코스닥시장 불안에 부담을 느낀 투신사들이 2만3000원을 제시하는 등 당초 희망공모가보다 1만3000원이 적은 2만7000원선에서 공모가가 책정될 전망이다. 단암전자통신 관계자는 『코스닥시장이 불안해 희망공모가를 보수적으로 책정했는데 수요예측과정에서 공모가가 크게 추락했다』며 『주간사인 삼성증권은 기업가치에 비해 공모가가 지나치게 저평가된 것으로 보고 등록 이후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PCB 제조업체인 페타시스는 지난 14일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서 희망공모가로 제시한 9000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4200원으로 발행가격이 결정됐다. 이처럼 수요예측 과정에서 발행가격이 희망공모가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결정된 것은 처음이며 기관투자가들의 담합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누리텔레콤도 20일 수요예측에서 발행가격이 희망공모가인 3만5000원보다 낮게 책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12일 코스닥등록을 자진 철회한 소프트뱅크코리아의 주간사인 굿모닝증권은 코스닥시장이 불안해지자 시장조성 책임 등을 들어 소프트뱅크코리아가 제시한 희망공모가보다 훨씬 낮게 책정한 것도 소프트뱅크코리아의 코스닥등록 포기에 한몫을 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코스닥시장의 불안이 업체들의 공모가 책정에 부담을 주고 있지만 기관투자가들이 수요예측과정에서 담합해 의도적으로 공모가를 끌어내리는 경향도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