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자체 컴퓨터 멀티미디어카드 공장 건설한 시그마컴 주광현 사장

『셋방 살다가 자기 집 마련한 사람의 심정으로 새롭게 시작할 것입니다. 자체 공장 준공은 시그마컴의 지난 2년을 결산하고 앞으로 2년을 전망하는 전환점입니다.』

국내 멀티미디어 카드분야의 선두주자인 시그마컴(http : //www.sigmacom.co.kr)이 최근 수원에 자체 공장을 세웠다. 준공식에서 주광현 사장(39)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맨주먹 창업 2년 만에 전년 대비 8배 이상의 매출 성장과 더불어 자체 생산 공장이라는 겹경사를 이룩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이면에 뼈를 깎는 고통의 시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97년 말 가산전자의 개발 책임을 맡고 있던 주 사장은 IMF 구제금융 상황에서 불가피해진 구조조정 때문에 회사를 떠났다. 그 후 가산전자는 부도를 맞게 됐고 시그마컴 창업일인 98년 9월 29일에는 가산전자와 함께 국내 멀티미디어 시장을 이끌던 두인전자마저 부도가 났다.

무주공산이 돼버린 국내 멀티미디어 카드 시장을 장악한 것은 저가 제품을 앞세운 대만 업체들이었다. 주력 제품을 고가형으로 잡은 시그마컴은 이들 때문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직원 월급은 고사하고 자재 대금 결제도 어려울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3차원 게임 등 고급형 멀티미디어 카드 수요가 늘 것이라는 확신과 멀티미디어 카드 기술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버틸 수 있었습니다. 한 6개월 고전을 거듭한 후부터 서서히 상황이 호전되기 시작했습니다.』

그 계기는 PC방의 확산과 대형 PC 제조업체의 멀티미디어 카드 외주 생산. PC방에서 게임을 즐기려는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저가형 멀티미디어 카드보다 품질이 좋은 고급 제품이 환영받았고 삼성전자와 삼보컴퓨터 등 대형 PC업체가 가격이 아닌 품질로 외주업체 선정기준을 삼으면서 시그마컴은 탄력을 받았다. 그 결과가 자체 생산 공장이다.

『최신 시설을 완비한 신설 공장의 목표는 제품 100만개 당 3.4개의 불량률에 불과한 6시그마입니다. 납땜 과정에서 무연납을 사용해 환경 보호까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작년 120억원의 매출을 올린 시그마컴의 올해 목표는 1007억원. 주 사장은 『2002년에는 멀티미디어 카드 분야 매출을 2배로 늘리고 앞으로 폭발적인 수요가 예상되는 세트톱박스와 디지털TV용 카드 시장을 적극 공략해 매출 3000억원 이상을 달성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