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맹탈출기
성렬이의 여자친구는 심각한 컴맹이었다. 그래서 성렬이는 애인에게 컴퓨터를 가르쳐주기 위해서 중대 발표를 했다.
『쟈기야∼ 이제부터 내게 모든 연락은 e메일로 해줘!』
그러자 깜짝 놀란 여자가 말을 더듬으며 말했다.
『e… e메일? 그걸 어떻게 쓰는 건데?』
성렬이는 모든 것을 다 예상했기에 아주 담담하게 말했다.
『참! 자기 e메일 주소 없지? 그럼 그 주소부터 만들어!』
그리고 나서 그는 아주 친절하게 하나하나 모두 그녀에게 설명을 했다. 애인도 영 멍청한 여자는 아니었기에 모든 것을 알아듣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 그렇게 하는 거야? 무지 쉽다!』
그리고 나서 그들은 헤어졌다. 다음날 그녀는 아침부터 성렬이에게 찾아와서 불평하듯 말했다.
『우이씨...! 자기야∼ 주소 있잖아… 웬만한 주소는 다 있더라구!』
그러자 성렬이가 말했다.
『아마 그럴걸? 그럼 자기 주소에다가 특수문자나 숫자를 넣어서 만들어봐!』
그러자 여자친구는 알았다는 듯이 말했다.
『아∼ 그럼 나두 자기처럼 주소에다가 골뱅이(@)같은 거 집어넣어서 만들어볼까?』
<천리안>
구세대의 비애
드디어 용돈을 모아서 집에도 DDR를 하나 장만했다. 한참 열심히 DDR를 하고 있는데, 구경하시던 엄마가 자기도 하고싶다고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어머니를 한번 시켜드렸다.
그런데 엄마가 자꾸 틀리고, 발은 거의 안움직이고 서 있는 상황이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아버지가 비웃으며 말했다.
『어이구! 내가 발로 해도 당신보단 잘하겠다!』
<천리안>
부모님과 나 vs 도스와 윈도
도스는 검은화면 뿐이고, 윈도는 화려한 화면을 쓸 수 있다. 부모님도 매일 같은 차림이지만, 나는 최신 유행을 따른다.
도스는 한번에 하나씩밖에는 못하고, 윈도는 멀티테스팅이 가능하다. 부모님도 한번에 하나씩 하시지만, 나는 음악을 들으며 공부한다.
도스용 프로그램은 거의 안나오지만, 윈도용 프로그램은 항상 업그레이드된다. 부모님도 변화를 모르시지만, 나는 세상의 모든 변화를 즐기며 산다.
도스는 사용하기 불편하지만, 윈도는 마우스 하나면 OK. 부모님도 구식이지만, 나는 개성있게 시대를 앞서나가고 싶다.
세상의 모든 프로그램은 윈도 환경에서 쓸 수 있게 나온다. 또한 윈도의 아름다움과 편리함을 찬양한다.
하지만 윈도가 갑자기 다운됐을 때, 우리는 도스로 그 윈도를 다시 부팅시키고는 곧장 또 도스를 잊어버린다.
기억하세요!! 윈도라는 화려한 기계문명 뒤에는 도스라는 초라한 기반이 버티고 있다는 것을!!
<천리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