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SK, LG 등 국내에서 내로라 하는 대기업들이 최근 MRO 마켓플레이스 구축에 너나 할 것 없이 뛰어들고 있어 MRO 시장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기업들이 MRO 시장에 몰리는 현상만 놓고 보면 마치 이 시장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오히려 이를 부인한다. SK글로벌이 설립한 MRO전문 기업 MRO코리아의 지계문 팀장은 『기본적으로 수수료 수입이 근간이기 때문에 엄청난 수익을 기대할만한 사업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왜 대기업들이 앞다퉈 이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일까.
◇확실한 수익성=우선 MRO는 B2B 시장에서 다른 사업보다 수익모델이 비교적 확실한 것으로 꼽힌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소모품을 구매하는 기업은 10∼20%의 비용 절감효과를 당장 느낄 수 있어 기업들을 상거래 장으로 끌어내는 일이 수월하다』고 말한다. LG유통의 인터넷 쇼핑몰 LG마트(http://www.lgmart.co.kr)에서 소모품을 구매하고 있는 LG전자 창원공장의 경우 사무용품에선 월 6억원, 공장용품에선 월 10억원의 비용을 절감, 전체적으로 16% 정도의 절감효과를 본 것으로 드러났다.
◇높은 성공 가능성=일반 기업들이 MRO 마켓플레이스에서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물건을 발주하기까지 들어가는 시간이나 인력 등 「간접비용」의 절감. 그러나 마켓플레이스가 활성화되면 물품구매 방식은 경매로 전환될 전망이다. 간접비용만이 아닌 물품비용을 직접 절감할 수 있는 것이다.
MRO마켓플레이스를 준비하는 대기업들은 이런 유인책만으로도 B2B 활성화의 가장 큰 취약점인 기업회원 확보를 손쉽게 해결할 것으로 자신한다. 특히 추진주체들이 대부분 그룹사이기 때문에 계열사나 관계사 참여를 동원하면 어렵지 않다는 계산이다. 공급업체들의 참여 또한 회원기업의 규모가 크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통신 한 관계자는 『컨소시엄 참여 4개 기업의 시장 규모만 해도 약 1조원』이라며 『이 시장에 공급업체가 몰릴 것이란 예측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B2B의 근간=사실 MRO 사업자들이 노리는 것은 마켓플레이스다. 업계 한 관계자는 『MRO는 업종별 마켓플레이스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약방의 감초」』라고 말한다. MRO 시장이 제대로 형성만 되면 「이보다 더 단단한 커뮤니티」도 없다는 것이다. 결국 사업자들의 노림수는 MRO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회원기업을 다수 확보, 「진짜 B2B」를 할 수 있는 인프라를 확보한다는 데 있다는 것이다.
◇MRO의 확장=대기업들의 참여로 기업소모성자재라는 정의가 사용되고 있는 MRO(Maintenance Repair & Operating Supplies)는 그 개념이 공급망관리(SCM)와 기업운영자원관리(ORM:Operrating Resource Management)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당초 MRO는 종이나 볼펜 등 기업에서 사용되는 소모성 자재를 일컫는 의미로 국한됐으나 최근엔 공장에서 사용되는 나사, 볼트 등 생산성 자재까지 포함시키고 있다. 이에 비해 ORM은 「기업운영자원관리사업」을 일컫는 말로 MRO에 「서비스」까지 포함시킨 개념이다.
예를 들어 회사에서 출장가는 직원의 항공권을 예매하고 숙박시설을 예약해주는 「대행서비스」까지 포함하는 것이 ORM이라는 것이다.
현재 MRO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들 대부분은 사무용품 중심의 소모자재 시장을 우선 공략하지만 점차 생산성 자재 시장과 서비스 대행 시장으로 사업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