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장비를 팔려면 아시아 고객부터 잡아라.」
반도체 생산 기지가 북미·유럽에서 아시아 지역으로 옮겨가면서 관련 장비 시장에서 한국·대만·동남아시아 업체들의 입김이 갈수록 세어질 전망이다.
아시아(일본 제외)업체들은 주력인 D램 반도체와 웨이퍼 수탁생산(파운드리)시장의 호황에 힘입어 투자를 대폭 늘려잡고 있어 이르면 오는 2003년께 북미와 유럽 업체를 제치고 최대의 장비 수요처로 부상할 전망이다. 표참조
최근 세계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의 회장에 한국의 서성기 사장이 피선된 것도 이같은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SEMI에 따르면 세계 반도체 장비수요에서 아시아 지역의 점유율은 지난 95년 24%에서 지난해 34%로 급등했으며 오는 2002년께에는 북미·유럽 지역의 점유율(39.2%)과 맞먹는 38.8%에 이를 전망이다.
금액으로는 187억7000만달러로 늘어나 북미와 유럽시장 전체인 189억7000만달러에 비해 고작 2억달러의 차이에 불과하다. 이처럼 격차가 좁혀지는 것은 아시아 지역의 연평균 투자 증가율(34%)로 미국·유럽 지역의 그것(25.8%)에 비해 높기 때문이다. 이같은 성장률을 고려하면 2003년께부터 아시아 지역의 투자가 미국과 유럽을 앞지를 것으로 관측된다.
이처럼 아시아 지역의 반도체 장비 수요가 활발한 것은 우선 일본에 이어 반도체 강국을 꿈꾸는 한국과 대만, 동남아 업체들이 대대적인 설비증설을 추진중이다. 또 미국·유럽·일본 업체들이 투자 부담을 덜기 위해 이 지역의 업체를 통한 위탁 생산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시아 업체의 주력 생산품인 D램 반도체와 파운드리 시장이 초호황기에 들어가면서 이 지역 업체의 투자 붐에 기름을 붓고 있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