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이렇게하면 성공한다>아이디스 김영달 사장

97년 말 창업해 현재 연구원 25명 중 한국과학기술원(KAIST)출신 박사 5명을 비롯, 80% 이상이 석박사 출신으로 구성된 연구중심의 벤처기업을 꾸리고 있다.

IMF한파와 벤처창업 붐이 일어나기 전인 97년 당시 박사과정 동료였던 정진호 박사, 류병순 박사와 함께 창업의 길을 선택하게 된 것은 실리콘밸리의 한 벤처기업에서 파견연구원 생활을 시작하면서 부터다. 스탠퍼드 대학을 중심으로 펼쳐진 많은 벤처기업들의 창업 열기와 성공을 보면서 국내에서도 KAIST와 대덕연구단지가 그런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갖고 아르바이트로 모은 5000만원으로 창업했다.

초기부터 제품개발에 몰두한 결과 창업 8개월 만에 기존 제품에 비해 영상처리 속도가 4배 이상 향상된 IDR1016을 선보였으며 삼성전자와 공동브랜드로 판매에 나선 것이 벤처성공의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

창업 초기 KAIST 교수들의 반대가 많았다. 인터넷이나 멀티미디어 통신과 같은 첨단 분야가 아닌 곳에 그렇게 많은 고급 인력들이 모여 사업을 한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력 때문에 단시간 내에 세계 1위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으로 창업에 나서게 됐다.

지금도 소니와 경쟁하면 백전백패일 것이다. 그러나 소니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 회사든 디지털 시큐리티 사업부분에 있어서는 백전백승할 자신이 있다.

우선 기술력의 자신감과 함께 성공의 중요요소로 시장상황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중요하다. 또 경험이야말로 최대의 교훈이라고 말하고 싶다.

PC기반의 IDR제품을 국내에 내놓아 좋은 반응을 얻은 뒤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보안장비 전시회에 갔을 때, 많은 해외 바이어들이 극찬을 아끼지 않는 것을 보고 대박이 터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지만 실질적인 구매는 이루어지지 않은 것을 보고 어디엔가 잘못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때 깨달은 것이 제품의 성능이 아무리 우수하다고 해도 소비자가 외면하면 그것으로 끝이라는 사실이다. 당시의 전시회에서 얻은 교훈은 제품 성능을 떠나 주사용자인 경비원이 PC사용에 익숙지 않아 설치를 두려워한다는 것이었다.

제품을 수요자 중심으로 개선하고 이후 기술적 가능성을 인정한 바이어들이 수십 차례 기술 미팅을 통해 제품 사양에 대한 도움을 주었으며 시제품이 개발되자마자 대량주문이 쇄도했다.

창업 3년 만에 매출액 300억원, 순이익 100억원을 기대할 수 있을 만큼 아이디스가 성장할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이유는 「아이디스만의 독특한 문화」에 있다.

창업 당시도 그랬지만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가장 중시하는 것은 회사와 사원간의 신뢰가 바탕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회사가 사원의 이익 실현 장소이거나 반대로 회사만 성장하고 직원은 고용인에 불가한 것이 아니라 직원들이 회사를 키우면 그렇게 큰 회사가 직원의 삶을 보장한다는 서로간 믿음이 중요하다.

두가지를 기본으로 지키면 벤처가 성공하는 밑거름은 충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