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주가에 따라 이미지 대응전략 오락가락

「삼성전기의 주력 생산품목은 결코 이동통신단말기용 부품이 아닙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동통신 부품업체라는 점을 강조했던 삼성전기가 이제는 이런 이미지에서 벗어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를 두고 삼성전기 안팎에서는 주가에 따라 카멜레온처럼 회사 이미지를 바꾼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삼성전기는 이동통신단말기의 수요가 폭증했던 지난해까지만 해도 기업설명회(IR) 등의 자리에서 「통신부품의 매출비중을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 「통신부품사업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등 이동통신부품을 주력 생산품목의 하나라며 지속적인 투자확대를 밝혀왔다. 이런 전략은 어느 정도 주효했는지 지난해 말 이 회사의 주가는 장중 한때 10만원을 찍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단말기보조금 폐지 이후 최근 이동통신단말기시장이 크게 위축되자 삼성전기는 이미지 전략을 바꿨다.

삼성전기는 그동안의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 기관투자가나 분석가들을 상대로 「통신부품의 매출비중이 20% 수준을 넘지 않는다」 「매출비중이 가장 높은 품목은 PC용 부품으로 전체 매출의 30%를 넘어선다」는 점을 알리는 데 골몰하고 있다.

이는 통신부품 전문업체라는 이미지가 오히려 주가관리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자체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 회사의 주가하락은 최근의 증시여건이 악화된 점이 가장 큰 요인이다. 그렇지만 「통신부품 전문업체」로 굳어진 이미지로 인해 단말기보조금 폐지 이후 통신부품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주가하락 폭이 크다는 것이 증권가의 분석이다.

삼성전기의 한 관계자는 이러한 입장 변화에 대해 『지난해 이동전화기시장이 호황을 구가하면서 투자자와 언론의 관심이 통신부품쪽에 집중돼 삼성전기의 통신부품사업 비중이 필요 이상으로 확대포장됐다』며 『이미지 변신을 위한 노력은 회사를 제대로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렇지만 이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통신부품 전문업체라는 이미지가 주가상승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된 것이 사실』이라고 말해 단말기보조금 폐지라는 악재가 터지기 전까지만 해도 「통신부품 전문업체」라는 대외 이미지를 내심 즐겼던 점을 인정했다.

다음달 중순 기관투자가 등을 대상으로 IR를 갖는 삼성전기는 최근 사업부별로 대외 이미지 제고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부심하다. 내심 「디지털 부품 전문업체」 등을 집중 부각시키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가에 따라 대외 이미지 전략도 바뀌는 세상. 삼성전기의 새로운 이미지 전략이 어떤식으로 표출되고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