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콘텐츠의 세계>(13)새로운 활로, 인터넷

-청강문화산업대학 애니메이션과 교수 김헌준(hkim0714@freechal.com)

인터넷 혁명의 물결이 산업전반에 걸쳐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다가오고 있다. 상용화된 지 이제 불과 10여년 남짓하지만 인터넷은 전분야에 걸쳐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고 기업들도 너나없이 인터넷사업에 뛰어들어 과부하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인터넷은 애니메이션산업에도 큰 영향력으로 다가온다. 온라인 애니메이션을 향한 관련 업계의 발빠른 행보가 바로 그것이다. 인터넷의 가능성을 경계하던 할리우드에서도 제작자 제리 브루크하이머나 「플래툰」의 감독으로 유명한 올리버 스톤 등의 할리우드 거물들이 인터넷 애니메이션을 제작중이고 미국의 메이저급 영화사의 인력들도 온라인 창업을 위해 전통적인 영화 스튜디오를 떠나고 있다.

국내에서도 IMF 당시 구조조정 1순위로 지목됐던 영상사업분야에 대기업들의 복귀가 잇따르고 특히 인터넷 영상사업을 위한 인터넷 방송국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국내 인터넷 접속인구가 1000만명을 훨씬 상회하는 이런 분위기에서 문화산업의 한 영역을 확보하고 있는 인터넷을 통한 애니메이션의 접근이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할 것이다.

최근 한 조사기관에서 분석한 네티즌의 인터넷 콘텐츠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문자보다는 그래픽이나 애니메이션, 동영상 콘텐츠를 크게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움직이지 않는 사물에 움직임을 주는 애니메이션의 원리를 이용한 웹애니메이션의 가능성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는 근거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온라인상에서 애니메이션의 접근은 어떻게 이뤄져야 할 것인가.

첫째, 인터넷을 애니메이션 제작실험의 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이다. 인터넷의 장점인 이용자와 제작자간의 양방향 의견교환이라는 피드백 효과를 통해 사전 테스트 형식의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 이용자들의 반응을 조사해 오프라인상의 작품제작에 반영, 리스크를 최대한 줄일 수 있다.

둘째, 인터넷을 통해 독창적이고 자유로운 형태의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일이다. 이는 제도적으로 표현의 자유가 최대한 보장된다는 것을 전제로 단편 웹애니메이션 등이 될 수 있다. 미국의 웹애니메이션 사이트인 「두디(http://www.Doodie.com)」의 운영자 톰 윙클러는 400개가 넘는 GIF형식의 애니메이션을 제공, 한달 평균 방문객 수가 100만이 훨씬 넘는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심슨가족」의 애니메이터로도 활동했던 그가 새로운 제작환경에 직접 도전해 성공을 거둔 좋은 예다.

셋째, 인터넷 홈페이지 제작 속성상 공유할 수 있는 클립형식의 애니메이션 제작이 가능하다. 많은 웹퍼들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강하고 독특한 이미지의 애니메이션 아이콘을 제공받는다면 이에 따른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에서도 몇몇 사이트들이 이 같은 시도를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독창적이지 못하고 조악한 편이며 미국의 「아티(http://www.artie.com)의 경우를 비교해보면 체계적인 접근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다.

최근 인터넷을 위한 기술의 혁신, 특히 매크로미디어 플래시 같은 소프트웨어 등은 누구나 쉽게 인터넷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압축기술의 발달은 인터넷을 통한 실시간 애니메이션 상영도 가능케 했다. 급속한 기술발전은 셀(cell)방식에 집중했던 애니메이션산업에도 근원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국내 애니메이션업체들도 체계적인 준비를 통해 온라인 특성에 맞는 인터액티브한 애니메이션을 기획하고 이를 바탕으로 독창적이고 개성적인 작품을 만들어 해외시장공략에 힘써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