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중독증. 킴벌리 S 영 지음. 김현수 옮김. 나눔의집 발간.
배우자와의 애정 관계보다 인터넷에서 더 흥미를 느낀 적이 있는가. 인터넷에 대한 생각으로 인해 현재 생활상의 어려운 문제를 생각하지 못했던 적이 있는가. 인터넷이 없는 생활은 따분하고 공허하며 재미 없을 것이라고 두려워한 적은 없는가. 오프라인 상태일 때에는 우울하고 침울하며 신경질적이 되었다가 다시 온라인 상태로 오면 이런 감정들이 모두 사라진 적이 있는가…. 이런 질문에 대해 「항상 그렇다」나 「자주 그렇다」고 답한 사람은 인터넷 중독증에 빠진 것이 아닌지 냉정히 자신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인터넷 남용과 정신 건강에 대해 자문을 해주는 온라인중독센터(Center for On Line Addiction·http://www.netaddiction.com)를 설립한 킴벌리 S 영(Kimberly S Young·ksy@netaddiction.com) 박사는 인터넷 중독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다. 브래드포드 피츠버그 대학교 교수인 킴벌리 영 박사는 학술 논문과 언론을 통해 인터넷 증독증의 폐해를 알리고 치료·예방하는 데 앞장 서고 있다.
킴벌리 영 박사가 지난 98년 펴낸 「Caught In The Net」은 지난 몇 년간 인터넷 중독자를 전문적으로 상담하면서 얻은 결과를 바탕으로 쓰여진 책이다. 전문적인 학술 논문이 아니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쓴 책인 만큼 정신 분석학이나 심리학의 전문 지식이 없는 네티즌들이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다.
이번에 정신과 전문의 김현수씨가 완역해낸 이 책은 「인터넷 중독을 인지하는 방법과 회복하기 위한 성공전략(How to Recognise the Sign of Internet Addiction and a Winning Strategy for Recovery)」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인터넷 중독 현상, 중독되기 쉬운 성격, 자가 진단, 중독증 회복 전략, 학교·직장·가정에서의 인터넷 사용 지침 등을 소개하고 있다. 인터넷 중심의 생활을 질타하는 반 문명적인 위협 대신에 건강하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안내 지침을 전한다. 저자는 실제 상담의 사례를 통하여 인터넷에 중독된 사람들에게 나타났던 현실의 문제를 소개한다. 아울러 인터넷 중독자를 회복시키려면 부부·가정·학교·직장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아이들의 인터넷 사용에 대한 규범을 제시하고 있는 6장이나 대학(7장)·직장내에서의 인터넷 사용(8장)에 대한 저자의 조언은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이들의 TV 시청에 대해서는 엄격하면서 아이들의 인터넷 사용은 무한정 허용하는 우리 가정의 현실, 직장에서의 인터넷 사용에 대해 아무런 규범이 없으며, 손쉽게 초고속 인터넷을 접할 수 있는 PC방이 골목마다 들어선 우리 사회의 현실은 자칫하면 인터넷 중독증을 양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신과 전문의 김병후씨는 추천서에서 『인터넷이 많은 편리함과 혜택을 주리라는 점은 누구도 반박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좋은 약도 반드시 부작용이 있으며 때로는 치명적인 부작용을 낳을 때도 있다. 이 책은 인터넷이 주는 부작용을 새롭게 일깨워 준다. 그러면서도 꾸짖지 않는 매력이 있다』며 『인터넷을 시작하는 이들에게, 인터넷에 빠져 있는 청소년과 그 부모들에게, 학생을 지도하는 교사들에게, 인터넷을 사용하는 경영자들에게 일독』을 권했다.
역자 김현수씨는 정신과 전문의로서 현재 「사랑이 꽃피는 마을」 정신과위원 부원장 및 부설 「중독 학대 폭력 문제 연구소」 소장직을 맡고 있다. 네티즌의 정신건강 향상을 위해 「청년의사인터넷중독치료센터」를 설립·운영하고 있다.
<이창희기자 changh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