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딜가나 온통 만화천국이다.
거리에는 피카추·루니툰·곰돌이·짱구같은 만화영화 캐릭터가 넘쳐나고 만화책·만화잡지·만화영화는 서점이나 PC게임방, 안방할 것 없이 전성시대를 누리고 있다. 만화만을 다루는 국제축제가 해마다 전국 네다섯 곳에서 열린다. 부천처럼 만화도시를 표방한 곳도 등장했다.
더욱이 인터넷 붐은 기존 출판만화를 온라인으로 끌어들여 컷만화나 카툰을 다루는 만화전문사이트만 수십여개를 만들어냈고 플래시 애니메이션, 인터액티브 만화영화, 단편 만화영화 등 새로운 형태의 만화영화들을 속속 양산해내고 있다.
이처럼 다채롭게 펼쳐지는 만화세상, 만화문화를 즐기기에는 여름방학은 더없이 좋은 기회다. 만화와 관련된 각종 행사들이 곳곳에서 펼쳐지기 때문이다.
초중고생들의 방학이 시작된 지난 15일 경기 과천시 서울랜드에는 「놀자! 만화영화박물관」이라는 이상한(?) 전시관이 등장했다.
황금박쥐·로보트태권V·슈퍼특공대·타이거마스크같은 추억의 만화영화는 물론 개봉 당시 포스터, 캐릭터상품, 관련 기사 등 그야말로 만화영화의 사료(史料)를 한데 모은 박물관이다. 1920년대부터 지금까지 한국·일본·미국·유럽의 애니메이션 역사에 관한 자료들과 희귀포스터 150여점, 관련 상품 2500여점이 선보이며 미니4WD 자동차 경주, 만화 미로 찾기, 희귀 애니메이션 캐릭터상품 전화경매 등 30여가지의 특별 이벤트도 함께 펼쳐진다.
전시관도 「추억 박물관」과 「장난감 나라」 둘로 나눠 놀이와 만화를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초창기 만화영화인 「호피와 차돌바위(1967)」 「은하특공대(1979)」의 기획서와 캐릭터상품도 선보이고 1970년대의 만화방을 재현한 「고바우 만화방」도 준비돼 있다. 또 북한 만화와 애니메이션 자료 및 완구, 만화캐릭터 양철 완구의 최고봉인 일본 오사카틴 토이의 전시대도 마련된다.
이밖에도 피카추, 드래곤볼, 토이스토리, 레스톨구조대 등 그야말로 요즘 뜨는 캐릭터 장난감들을 한눈에 보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다.
다음달 12일부터 15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는 학생·만화동아리 등 아마추어 만화가들이 직접 준비한 만화전시회 「제1회 켄 페스티벌」이 열린다.
아마추어 만화가들이 만든 만화와 팬시용품의 전시는 물론 관람객이 만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페이스페인팅·캐리커처·코스튬플레이쇼·인디밴드들의 만화주제가 공연 등도 함께 마련된다.
사이버 만화도시에 푹 빠져보는 것도 한여름 만화세상을 즐기는 또하나의 방법이다.
부천만화정보센터가 최근 설립한 온라인 만화도시 「카툰시티」(http://www.cartooncity.co.kr)에서는 연중무휴로 만화축제가 열린다.
각종 뉴스와 정보가 함께 모여있는 카툰시티는 만화정보타운·만화전시타운·만화이벤트타운·만화산업타운 등 실제 오프라인 만화도시와 같은 개념의 사이버시티가 펼쳐지고 만화규장각에는 만화학술자료관, 만화캐릭터관, 희귀만화를 모아놓은 추억의 만화, 카툰 전시관, 아마추어 전시관 등 각종 만화자료도 비치돼 있다.
만화광을 위한 만화비평전문웹진 「고구마」도 함께 운영되는데 작가 동영상 인터뷰, 해적만화, 단편만화 등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신세대 만화비평가들의 예리하고 날카로운 비평도 읽을거리다.
이와 함께 전국에서 열리는 각종 만화행사 및 이벤트에 대한 소식도 빠르게 업그레이드 돼 인터넷 만화창구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